제보
주요뉴스 증권·금융

[한진남매전쟁] 한진칼 주총 표대결 예측 불가..."KCGI엔 기회"

기사등록 : 2019-12-23 18:34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조 회장 일가 불협화음...표 갈림으로 2대주주 KCGI에 유리
한진칼 내년 3월 주총서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상정

[서울=뉴스핌] 김형락 장봄이 기자 =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인수로 잠잠했던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 불씨가 남매간 갈등이 불거지며 다시 살아나고 있다. 내년 3월 한진칼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을 두고 표 대결 구도도 복잡해졌다. 한진칼 2대주주인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일명 강성부 펀드)의 입지가 보다 넓어지는 형국이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23일 법무법인 원을 통해 "조원태 회장이 선대 회장의 형제간 공동경영 유훈을 어겼다"며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사진=윤창빈 사진기자]

조 전 부사장 측은 "상속인 간 실질적인 합의나 충분한 논의 없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대규모 기업집단 동일인(총수)이 지정됐고 조 전 부사장의 복귀 등에 대해 조 전 부사장과 어떠한 합의도 없었지만 대외적으로는 합의가 있었던 것처럼 공표됐다"고 주장했다.

증권가에선 이날 조 전 부사장 측의 입장문 발표로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이 한진그룹 회장에 취임하며 봉합되는 듯 했던 남매간 경영권 다툼 가능성이 다시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한진가는 지난 10월 말 고(故) 조양호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칼 지분(17.84%)을 법정 상속비율(배우자 1.5 대 자녀 1인당 1)로 나누고 상속을 마무리했다. 한진칼 지분 구도는 조원태 회장 6.52%, 조현아 전 부사장 6.49%,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이명희 고문 5.31%로 바뀌었다.

앞으로 관심사는 내년 3월 한진칼 주총 표 대결 양상이다. 한진칼은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현재 한진칼 주주는 조원태 외 특수관계인 28.9%, KCGI 17.14%, 델타항공 10.0%, 대호개발 6.3%, 국민연금 4.1% 등으로 분포돼 있다.

이번에 드러난 조 회장 일가의 불협화음은 2대주주인 KCGI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증권업계 안팎의 시선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델타항공이 들어오면서 출구전략을 마련하던 KCGI에게 이번 이슈는 긍정적인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남매갈등이 실제 경영권 분쟁으로 실현될 가능성은 낮지만 표 갈림이나 한진가 분열 등으로 인해 호조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대한항공]

KCGI와 한진그룹 경영진 간 표 대결은 지난 6월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 취득 사실을 밝히며 조 회장 일가 쪽으로 승기가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다.

이번달에는 반도건설이 계열사인 대호개발 등을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면서 추후 주총에서 내놓을 방향성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6일 대호개발은 한진칼 지분율이 기존 5.06%에서 6.28%로 1.22%p(포인트)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올해 한진칼 주총 표대결에서 고배를 마신 KCGI도 전열을 가다듬으며 장기전을 준비중이다. 내년 주총에서 이사진 교체를 목표로 한진칼 지분을 늘리고 있다.

이날 한진칼 추가 지분 취득사실도 공시했다. 지난 17~20일 사이 장내매수를 통해 한진칼 지분 1.30%를 추가 취득했다. 자기자금과 한진칼 주식을 담보로 유화증권과 진주저축은행, 세람저축은행 등 저축은행에서 차입한 차입금 220억원을 통해서다.

KCGI는 내년 주총 전까진 소송전을 이어가며 주주행동 명분을 쌓아 우호지분을 확보해 나가는 행보도 이어가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조 회장 일가의 갈등이 계속된다면 내년 주총에서 델타항공이 대한항공 경영진 편을 들어도 조원태 회장 쪽으로 갈지, 조현아 부사장 쪽으로 갈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주주 입장에선 어느 쪽이든 자신에게 득이 되는 쪽으로 가면 되기 때문에 각 주주들이 유불리를 따져 세력을 결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ock@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