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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고심작 '삼지연 신도시'에 北 주민들 "못 살겠다" 토로

기사등록 : 2019-12-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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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주민들, 전기 안 들어와 추위와 싸움 중"
김 위원장 준공식 참석·선전에도 이주희망자 없어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북한 김정은 정권이 총력을 기울여 건설한 삼지연 관광특구 신도시에 입주한 주민들이 '못 살겠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일본 언론매체인 아시아프레스를 인용해 "지난 2일 성대하게 준공식까지 마친 삼지연 신도시의 최신식 아파트 주민들이 '전기공급이 중단되면 실내가 마치 냉동고와 같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해 준공테이프를 끊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캡쳐] 2019.12.03 heogo@newspim.com

 백두산 삼지연 일대는 북한이 김일성의 '혁명활동 성지'이자 김정일의 출생지로 주장하는 곳이다. 특히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치·외교적으로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이곳을 자주 찾았던 것으로 유명하다.

삼지연군은 지난 2016년 11월 김정은 위원장이 방문해 현대화를 지시한 이후 관광지구 조성을 위한 대규모 공사가 진행되는 곳이기도 하다. 김 위원장은 최근에도 삼지연군 관광지구 2단계 준공식에도 직접 참석해 테이프를 끊는 모습을 연출했다. 북한은 삼지연군 개발사업을 당 창건 75주년인 2020년 10월 10일까지 끝낼 목표를 갖고 있다.

특히 북한은 최근 삼지연군을 삼지연시로 승격시키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이같은 결정에는 김일성의 혁명성지이자 김정일의 출생지로서의 삼지연의 의미를 강조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런데 아시아프레스에 따르면, '혁명의 성지에 당의 영도와 전 인민적 애국충정으로 천지개벽된 인민의 이상도시가 건설됐다'는 대대적 선전이 이뤄졌고 김 위원장이 직접 준공식에 참석까지 한 삼지연 신도시에 이주하려는 사람이 없어 당국이 곯머리를 앓고 있다.

아시아프레스는 이와 관련해 '신도시의 아파트에서 추위를 해결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아시아프레스 오사카 사무소의 이시마루 지로 대표는 "신도시 공사에 동원된 바 있는 북한 내부 취재협조자에 따르면 '최고의 세계적 산간도시'를 만들라는 김 위원장의 직접 지시에 따라 아파트는 중국제 설비에 넓은 방을 갖추고 있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러나 대체 연료로 장작이나 석탄을 아예 사용하지 못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주민들은 바닥에 매트리스를 까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실내 추위를 해결한다"며 "그래서 전기가 없으면 바로 냉동고가 된다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북한 당국이 주변 다른 지구를 희생시키며 삼지연에 우선적으로 하루 15시간씩 전기를 보내려 하고는 있지만, 겨울에 섭씨 영하 30도에서 40도까지 온도가 내려가는 삼지연 지역에서 전기공급이 없는 나머지 9시간 동안 주민들은 상상할 수 없이 견디기 힘든 추위와의 싸움을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15시간 전기를 준다고는 하는데 계속 주는 게 아니고 (전기가) 들어 왔다, 나갔다 한다고 한다"며 "밤이든 낮이든 그렇게 추운 데서 전기가 안 들어와 난방이 안 되면 추워서 어떻게 견디겠느냐"고 반문했다.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북한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일 삼지연군 읍지구 준공식에 참석했다"고 보도했다.2019.12.03 heogo@newspim.com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앞서 지난 3일 삼지연 신도시 개발과 관련해 '해발고가 천수백 미터나 되고 혹한과 강설이 들이닥치는 북방의 불리한 조건에서 당의 구상과 결심을 절대적기준으로 여기고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백두산 기슭 고지대에 건설된 신도시에 4천여 세대의 아파트와 380여채의 병원과 학교 등 공공시설까지 들어섰지만 준공식에 참석한 김 위원장이 떠난 후 무슨 연유인지 4일 간 정전이 계속되기도 했다는 것이 지로 대표의 전언이다.

지로 대표는 "여기에 당국은 장마당 운영까지 금지했는데 주민들이 이러한 당국의 처사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며 "당국이 대신 식량배급을 재개했다고는 하지만, 감자 생산 이외에 다른 산업이 없는 삼지연 주민들이 현금을 벌어들일 수 있는 방도가 없어져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때문에 삼지연을 현대적으로 훌륭하게 만들고 시로 승격시키면서 '평양처럼 특별한 시민증을 준다'는 당국의 말에도 인근 혜산시나 다른 지역 사람이 삼지연으로의 이주를 꺼리고 있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다만 주민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평양을 방문했을 당시 김 위원장에게 '삼지연이 완성되면 중국인 1억명을 보내겠다고 했다'는 진위불명의 소문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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