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중국에 밀수출된 북한산 꽃게 속에서 많은 양의 납덩이가 발견돼 중국 수산물 업자들이 큰 손해를 입었다고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6일 보도했다.
중국 단둥의 한 무역관련 소식통은 RFA에 "이달 중순경 한 수산물 업자가 북조선에서 수입한 냉동 꽃게 속에서 납덩이가 대량으로 숨겨진 사실을 뒤늦게 발견했다"며 "이 업자는 파문 확산이 두려워 공안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큰 손해를 감수했다"고 전했다.
북한 주민들이 북중 접경지역 노상에서 곡식을 팔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소식통은 "톤당 14만 위안이라는 비싼 가격에 30톤이나 밀반입한 이 업자는 납덩이를 발견하고 출하 전에 이를 제거하는 별도의 작업을 벌였다"며 "그 결과 꽃게 중량이 2톤 가까이 줄어드는 바람에 30만 위안 이상의 손해를 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30만 위안을 북조선으로부터 사기 당한 셈이지만 밀무역으로 들여온 것이라 당국에 신고도 하지 못하고 분을 삭이고 있는 실정"이라며 "시장에 꽃게를 풀면서도 인체에 해로운 납성분이 남아있을 확률이 있어 시가보다 싼 값에 출하할 수밖에 없었다"고 덧붙였다.
단둥의 또다른 소식통은 RFA에 "꽃게에 들어있는 납덩이를 일일이 제거한 상인은 그래도 양심적인 경우에 속한다"며 "일부 밀수입 업자는 꽃게 속에 납덩이가 들어있다는 사실을 몰랐거나 알면서도 그대로 식당에 판매해 식당의 조리 과정이나 요리 속에서 납덩이가 발견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북조선에서 밀반입된 냉동 꽃게에 납이 들어있다는 사실은 수입업자들이 철저하게 함구하고 있어 아직은 파문이 크게 일지는 않았다"며 "문제는 납성분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며 오염된 꽃게 파문이 머지않아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에서 꽃게를 밀수출하는 업자들은 모두 국가기관 소속 무역회사들이다. 국가가 주도해 꽃게의 중량을 늘리기 위해 인체에 치명적인 납을 넣어 중국 민간업자들을 대상으로 사기행각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한국에서도 지난 2000년대 초반 중국에서 수입한 냉동 꽃게에서 대량의 납덩이가 발견된 적 있다. 이후 정부는 중국에서 들여오는 모든 냉동 수산물에 금속탐지기까지 동원하는 전수검사를 실시하는 등 검역 및 통관검사를 대폭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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