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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면 구긴 검찰…조국 넘고 친문 향하려던 수사 제동

기사등록 : 2019-12-27 0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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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청와대와 팽팽한 대립각을 세우던 검찰이 체면을 구겼다. '친문' 실세로 향하려던 수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여론까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이면서 검찰의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서울동부지법 권덕진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받는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권 부장판사는 "범죄혐의는 소명됐다"면서도 "현 단계에는 피의자에 대한 구속사유와 그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영장 기각 이유를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받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정을 나서고 있다. 2019.12.26 mironj19@newspim.com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조 전 장관의 신병을 확보한 뒤 친문 인사들로 향하려던 검찰 수사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조 전 장관을 징검다리 삼아 김경수 경남도지사를 비롯해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청와대 '윗선' 쪽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던 계획이 흐트러진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수사 의혹과 지난 8월부터 이뤄진 조 전 장관 일가와 관련된 검찰 수사 역시 동력을 잃게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검찰이 조 전 장관을 노리고 다소 무리하게 수사를 진행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게 됐다. 검찰은 지난 2월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이후 약 8개월간 별다른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다. 그러다 지난 10월 말부터 관련 업체를 압수수색 등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이후 수사는 일사천리로 이뤄졌다. 

검찰은 의혹의 당사자인 유 전 부시장을 지난달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했다. 전현직 특감반 관계자뿐 아니라, 청와대 및 금융위원회 관계자들도 소환하는 등 전방위적 조사를 벌였다. 심지어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마저 단행했다. 그러자 여당에서는 "검찰이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무리한 별건수사를 벌인다"는 비판이 나왔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영장실질심사가 열린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방검찰청 앞에서 조 전 장관의 지지자들이 피켓을 들고 구속영장 기각, 조국 수호, 검찰 개혁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26 kilroy023@newspim.com

검찰은 조 전 장관이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하며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민정수석 권한을 과도하게 사용해 정당한 감찰을 방해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혐의 입증을 자신하며 조 전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끝내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검찰의 계획이 틀어질 수밖에 없게 됐다. 검찰은 이대로 수사를 마무리 짓고 조 전 장관을 불구속 기소하거나 혹은 보완수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해야 한다. 검찰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sunja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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