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산불 사태에도 안일한 대응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논란을 의식한 듯 이달로 예정된 인도 방문 일정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모리슨 총리는 이날 기자들로부터 산불이 악화하는 현시점에서 자리를 비우고 인도를 방문하는 것이 적절하냐는 질문을 받고 방문을 "취소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답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사진=로이터 뉴스핌] |
모리슨 총리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초청을 받아 오는 13일부터 16일까지 인도를 방문할 예정이었다.
인도 방문에 이어 16일부터 17일까지는 일본 방문 일정이 잡혀 있는데, 모리슨 총리는 방일 일정 취소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지난 9월부터 시작된 호주 산불 사태는 최근 폭염과 가뭄까지 겹치며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호주 전역에서 산불로 18명이 목숨을 잃는 등 비상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모리슨 총리는 산불의 근본적 원인으로 지목되는 기후변화에 적극 대처하려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발표한 신년사에서도 호주 산불이 매년 겪는 재해라고 말해 기후변화와의 직접적 연관성은 부인하는 인상을 남겼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달에는 산불 위기 가운데 미국 하와이에서 가족들과 휴가를 보내 집중 비난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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