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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삼성 준법경영' 속도..."잘못된 관행은 과감히 폐기"

기사등록 : 2020-01-03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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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중심 경영' 체제에 '준법감시위'까지 설립
"파기환송심 재판부 숙제에 답 내놓은 것" 해석도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삼성그룹이 준법경영감시위원회(준법감시위)를 설립한다. 계열사마다 준법경영 관련 팀을 운영하고 있지만 별도의 감시조직을 설립해 경영 감시 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재용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된 이후 경영 투명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온 만큼 이번 위원회 설립에도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이번 준법감시위의 위상과 역할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부산=뉴스핌] 특별취재단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5일 오후 부산 힐튼호텔에서 열린 2019 한·아세안 특별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영상을 보고 있다. [사진=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제공] 2019.11.25 photo@newspim.com

◆ 준법감시위 설립으로 경영 투명성 강화

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국정농단 사건 재발 방지책으로 이달 내 준법감시위원회 설립한다. 

위원장에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내정했다. 위원들은 구성 중이나 외부 인사 6명과 삼성 내부인사 1명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대법관은 진보 성향의 법조인으로 평가 받는다. 앞서 '삼성전자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 발생한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조정위)' 위원장으로도 활동한 바 있다. 

재계에선 준법감시위가 삼성 내부의 준법경영 강화방안의 일환이자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의 주문에 대한 대답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을 맡은 서울 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지난해 10월 첫 재판에서 ▲과감한 혁신 ▲횡령 및 뇌물 범죄를 차단할 실효적인 준법감시제도 ▲재벌체제 폐해 시정 등 3가지를 주문했다.

지난달 6일 열린 파기환송심 3차 공판에서는 기한까지 정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다. 재판부는 "향후 또 다른 정치 권력으로부터 뇌물 공여 요구를 받더라고 기업이 응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삼성그룹 차원의 답변을 다음 재판 기일 전에 제시해달라"고 했다.

무엇보다 경영 투명성 확립을 위한 이 부회장의 의지가 결정적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전날 새해 첫 경영행보로 화성사업장 내 반도체연구소를 방문, 임직원들에게 "역사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잘못된 관행과 사고는 과감히 폐기하고 새로운 미래를 개척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이날 삼성이 준법감시위 설립을 공식화한 가운데 새해에는 불미스러운 과거의 이슈들을 털고 '송구영신(送舊迎新)'하자는 이 부회장의 복안으로 해석된다. 

◆ 20년간 준법경영 강조...감시위 설립으로 체계 확립

삼성은 그간 준법경영 강화를 위한 노력을 계속해 왔다. 각 계열사에서는 이미 준법경영 담당하는 조직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2009년 12월 준법경영프로그램 도입이 의무화된 금융계열 이외의 계열사에 이를 전담할 준법감시인을 두겠다고 발표했다. 이듬해 삼성전자 등 일부 계열사는 시범적으로 이를 도입했다.

본격적인 시작은 2011년부터다. 2011년 4월 25일, 준법경영 선포식을 갖고 4월 마지막 주를 '준법경영 선포 주간'으로 정했다. 준법경영 전담하는 '컴플라이언스팀'은 전 계열사에 신설했다.

2012년에는 일부 계열사를 중심으로 임원 평가에 준법지수를 반영하기로 했으며 이듬해에는 전 계열사로 이를 확대했다. 삼성전자는 2013년 협력사의 준법경영에까지 신경을 쓰며 매년 이를 강조했다.

2017년 2월에는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기 위한 방안도 내놨다. 정부와 국회를 담당하는 대관 조직을 없애고, 삼성전자는 10억원 이상의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이사회 의결을 거쳐 지출토록 하고 외부에도 공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거래나 업무 수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 단절에 그치지 않고 후원금 등이 뇌물로 변질될 수 있는 상황까지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이사회 중심 경영 체계를 구축, 최고경영자의 독단적 경영을 막는 견제의 역할을 하도록 했다. 

이러한 가운데 삼성의 준법감시위 설립은 내부 감시 체계 강화를 위한 취지로 평가된다. 이에 재계에선 준법감시위가 컴플라이언스팀과 감사위원회 등을 아우르는 총괄 조직이 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준법감시위 설립은 이르면 다음 주 내 확정될 전망이다. 위원장인 김 전 대법관은 오는 9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준법감시위 설립 배경과 구성, 운영 계획등을 밝힐 예정이다.  

sjh@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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