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미국의 드론 폭격에 따른 이란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 사망을 둘러싼 중동 내 긴장감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영 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도 이란 문제를 가볍게 볼 수 없다는 입장을 담은 사설을 내놨다.
환구시보는 이란이 대선을 앞둔 미국을 상대로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지만 중동 내 '친(親)이란 세력'을 이용해 미국을 겨냥한 보복 조치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세계 곳곳에서 미국을 타깃으로 한 정체불명의 공격이 일어날 여지가 충분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과 이란은 상호 보복 조치를 경고하고 나서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현지시간) "이란이 미국인 또는 미국 자산을 공격한다면, 우리는 이란 내 52개 지역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도 4일 솔레이마니 사령관 유족을 조문하면서 "이란 국민이 복수에 나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군 공격으로 사망한 거셈 솔레이마니의 사진을 들고 반미 시위를 벌이고 있는 이란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환구시보는 이란을 둘러싼 긴장 국면은 중국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설은 '중국은 세계 최대 중동 석유 수입국으로, 석유 의존도 면에서 미국보다 훨씬 취약한 상태'라며 '중국은 이란 이라크를 비롯한 중동 국가에 상당한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미국의 대외 전략에서 중국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날 가능성도 언급됐다. 사설은 '미국이 일시적으로 중동 혼란 국면을 해결하는 데 우선순위를 둘 것'라면서도 '다만 미국은 여전히 중국을 경쟁상대로 간주하고 있고, 중국은 장기적으로 미국의 압력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국제법 위반 조치도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미군의 폭격은 사실상 국제법 위반으로 역내 평화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끝으로 '이란에 대한 국제 사회의 위로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각 국가는 이란을 더 이상 자극하지 않는 동시에 미국을 겨냥한 이란의 보복 행위가 현실화되지 않게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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