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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중동발 악재로 6가지 하락 위험 재평가 분주"

기사등록 : 2020-01-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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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미중 갈등·연준·정치 판도·낙관론·'오일 쇼크' 등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가파르게 오른 미국 증시 조정을 걱정하던 월가 투자자들이 최근 중동발 악재가 전면에 등장하면서 주가 하락을 촉발할 요인들에 다시 주목하는 분위기라고 로이터통신이 6일 보도했다.

통신은 "투자자들이 연말의 '폭등' 분위기가 '폭락' 장세로 돌변할까봐 두려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기업 실적 악재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재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유동성 공급 감소 ▲미국 정치권 판도 변화 ▲개인 투자자의 지나친 낙관론 ▲'오일 쇼크(유가가 폭등해 실물 경기에 충격을 주는 현상)' 등 6가지 위험 요인이 월가에서 회자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작년 미국 대표 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 올라 2013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폭을 기록한 바 있다.

월가 트레이더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기업 실적 악재

우선 올해 기업들의 순이익이 예상처럼 늘어나지 않아 실망할 수 있다는 경계론이 번지고 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S&P500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7%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곧 발표될 작년 4분기 기업 순이익은 0.3% 감소가 예상되지만, 올해에는 성장세가 개선돼 '플러스' 궤도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하지만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서비시스의 척 칼슨 최고경영자(CEO)는 "약세론자들은 경기가 둔화할 것으로 보기 때문에 올해 기업 이익이 그렇게 늘어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지난 3일 발표된 작년 12월 미국 제조업 활동이 10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는 점을 언급했다.

◆ 미중 무역 갈등 재발

두 번째로는 미중 무역갈등의 재발이다. 양측은 지난달 13일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뤄 미국 증시의 연말 랠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최종 서명을 앞두고 양국이 다시 마찰을 빚을 경우 시장이 뒤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UBS글로벌웰스매니지먼트의 마크 해펠 최고투자책임자는 "투자자들은 긴장 고조 신호에 촉각을 세울 것" 이라며 "어느 한쪽이 1단계 합의 이행에 불만을 갖는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고 말했다.

친(親)이란 시아파 민병대와 지지세력이 이라크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앞에서 이라크 국기를 들고 행진을 하고 있다. 2020.01.01. [사진=로이터 뉴스핌]

◆ 연준 유동성 공급 감소

세 번째로는 연준의 유동성 공급 감소다. 연준은 작년 10월부터 1년 이하 만기의 단기 국채를 매월 600억달러 규모로 사들이고 있다. 당시 연준은 단기자금 시장의 '발작'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며 양적완화(QE)와는 거리를 뒀지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QE처럼 자산 가격을 부양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이 같은 매입 프로그램은 올해 6월을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단기 국채 매입이 종료되면 연준의 유동성 공급이 그만큼 줄어드는 만큼, 주식 시장에도 타격이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비앙코리서치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보고서에서 "연준이 단기물 매입을 중단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가 가장 큰 문제"라고 우려했다. 냇얼라이언스 시큐리티스의 앤드류 브레너 글로벌 채권 부문 책임자도 "상반기 중 조정을 경계해야 한다"며 "연준의 대차대조표 확장 속도가 느려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미국 정치권 판도 변화

네 번째로는 미국 정치권의 판도 변화다. 올해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당장 다음 달부터 민주당의 경선이 시작된다. 일각에서는 진보적인 후보가 민주당의 결선 후보 타이틀을 확보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을 막는다면 주가가 폭락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민주당이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연방 의원선거에서 대통령뿐 아니라 상하 양원 모두 장악하는 시나리오는 월가가 가장 우려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미국 민주당 엘리자베스 워런(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지나친 낙관론

다섯 번째로는 개인 투자자의 지나친 낙관론이다. 미국 개인투자자협회(AII)의 투자심리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개인 투자자의 낙관론은 2018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재작년 10월은 같은 해 말 주식 시장이 폭락하기 직전이다. 호라이즌 인베스트먼트서비시스의 척 칼슨 CEO는 "심리 지표 일부가 꽤 공격적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 오일 쇼크

여섯 번째로는 '오일 쇼크'다. 지난달 서부텍사스산원유(WTI)과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각각 10% 이상, 6% 가까이 급등했다. 주요 6개국 통화가치 대비 미국 달러화 가치를 측정하는 '달러화지수'가 작년 4분기에 3% 하락하는 등 달러 약세가 원유 가격을 지지한 덕분이다.

하지만 달러화 약세가 계속되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의 무력 충돌이 벌어져 미국 경제에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태)이 들이닥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돌고 있다.

롬바르드 오디에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살만 아흐메드 최고투자전략가는 "지정학적 (위험)이 다시 돌아왔다"며 "주요 자산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bernard020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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