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우리은행장을 뽑는 우리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본격 가동됐다. 임추위는 앞으로 2~3차례 회의를 열고 구정 설 전후 우리은행장을 선임할 계획이다.
사실상 연임에 성공한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의중이 행장 인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내부 인사들이 주요 후보들로 거론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추위는 이달 2~3차례 회의를 갖고 차기 우리은행장 최종후보를 선정한다. 이를 통해 설 전후 은행을 비롯한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와 주요 임원 인사까지 마무리할 계획이다. 임추위는 지난 6일 첫 사전 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을 논의했다.
임추위 관계자는 "앞으로 어떤 절차를 밟고 언제까지 끝내자는 얘기를 나눴다"며 "정확한 일정은 공개할 수 없지만 앞으로 2~3번 더 회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추위는 숏리스트(압축 후보군)를 추리고 이들에 대한 프리젠테이션(PT)를 진행할 예정이다. 회장 선임 절차 때 손 회장만 PT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경쟁 후보군에 대한 PT를 진행하겠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전례와 달리 인선 일정과 후보군은 공개하지 않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조직 안팎의 잡음을 차단하고 독립적인 의사 결정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관계자는 "숏리스트 정도를 공개할지는 미정이지만 아마도 공유가 안될 것"이라며 "관심이 많은 상황에서 너무 오픈해 진행하면 잡음이 많아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금 사장, 정채봉 우리은행 부문장 [사진=우리금융] 최유리 기자 = 2019.12.31 yrchoi@newspim.com |
차기 행장 선임 절차가 본격화되면서 손 회장과 손발을 맞춰 온 내부 인사들이 유력 후보로 부각되고 있다. 차기 행장 구도에는 손 회장의 의중이 상당히 작용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자회사 CEO를 뽑는 그룹 임추위는 손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노성태·박상용·정찬형·전지평·장동우 사외이사로 구성된다. 우리금융 이사회 구성원인 배창식 예금보험공사 인재개발실장(비상임이사)은 그룹 임추위에 참여하지 않는다.
정부 측 인사가 위원회에 없는 상황에서 주도권은 위원장인 손 회장에게 있다는 관측이 많다. 앞서 5명의 사외이사는 최근 임추위에서도 손 회장의 연임을 결정했다.
손 회장과 함께 차기 회장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진 정원재 우리카드 사장, 조운행 우리종합금융 사장을 비롯해 정채봉 우리은행 영업부문장 등이 거론된다. 이 밖에 이동연 우리FIS 사장과 김정기 우리은행 영업지원본부장도 후보군으로 꼽힌다.
그동안 우리은행장 자리는 한일은행과 상업은행 출신들이 번갈아가며 맡는 암묵적인 룰이 존재했으나, 능력 위주의 인사를 단행하고자 하는 손 회장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다.
임추위는 무엇보다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흔들린 조직을 다잡는 과제가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임추위 측은 "DLF 사태를 겪으면서 고객 보호를 확실히 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높다"며 "새롭게 대두된 고객 보호 문제나 핵신성과지표(KPI) 혁신 등 이슈가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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