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이란 정권의 (미사일) 지난 밤 공격에 미국인은 아무도 피해를 입지 않았다"면서 이란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추가로 부과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이란에 대한 군사력 사용을 원치 않는다고 언급, 확전을 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과 미군 수뇌부가 배석한 가운데 발표한 이란 사태와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내가 미국 대통령으로 있는 한 이란은 결코 핵무기를 보유하지 못할 것"이라고 연설을 시작한 뒤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미국인 사상자는 없었다. 어떠한 미국인도 다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소한의 피해가 있었다"면서 "우리의 위대한 미군은 어떤 것에도 준비돼 있다. 이란은 물러서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러 나라들이 너무 오랫동안 이란의 행동을 참아왔다. 이런 시기는 이제 끝났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이란과 관련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2020.01.08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또 미국 정부가 드론 공격으로 폭살한 가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미국의 표적들에 대한 새로운 공격을 계획했었다"면서 솔레이마니 제거는 잠재적인 테러리스트들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미국은 옵션들을 계속 살펴볼 것이며 이란에 대해 강력한 경제 제재를 즉각 부과할 것"이라면서 "이 제재는 이란의 행태가 변화할 때까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미사일은 더욱 크고, 정확하다"면서도 "우리가 위대한 군과 장비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그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미국의 군사적, 경제적인 힘이 최고의 억지력"이라며 이란에 대해 즉각적인 군사적 보복에 나서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 중국과 러시아는 이란과 체결한 핵합의를 종료하고 이란과 새로운 합의를 추진헤야 한다"면서 전세계가 이란에 대해 분명하고도 일치단결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중동 지역 문제에 더욱 관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은 평화를 추구하는 모든 이들과 함께 평화를 끌어안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이란이 보복에 나설 경우 "미국은 신속하고 완전하게, 아마도 불균형적인 방식으로 반격할 것"이라며 강력한 응징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직접적인 무력 공격 카드를 내려놓은 채 경제 제재를 부과하는 등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했다.
이란 정부가 이라크 내 미군기지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미국인에 대한 직접적인 피해는 의도적으로 피했다는 판단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이란에 대한 응징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것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정부도 미국의 추가 응징이 없다면 사태 해결을 모색할 수 있다는 입장을 시사한 바 있어 지난 5일 솔레이마니 제거로 인해 전운이 감돌았던 미국과 이란 관계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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