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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 해외 상장 임박했나...관건은 수익성 개선

기사등록 : 2020-01-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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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상장설 '솔솔'...세금구조 개편작업 착수한 듯
나스닥 상장 유력..."위워크 안 되려면 적자 개선 필요"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쿠팡이 내년에 기업공개(IPO)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나스닥 상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사무실 공유업체인 위워크(WeWork)가 나스닥 상장에 실패한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쿠팡이 상장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이 선결과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상장설 '솔솔'...세금구조 개편작업 착수한 듯

로켓배송 [사진=쿠팡]

10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이 내년 상장을 위해 세금 구조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는 구체적인 정황이 블룸버그통신 보도를 통해 전해졌다.

쿠팡은 2013년 창업 이후 계속 상장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지만, 상장 방식과 시점을 놓고는 줄곧 저울질해 왔다. 현재 쿠팡의 기업 가치와 거래금액이 커진 만큼 내년 상장설에 더욱 무게가 실린다.

실제 쿠팡의 기업 가치는 2018년 말 기준 90억 달러(10조4500억원)로 평가된다. 쿠팡의 지난해 연간 거래금액은 100억 달러(한화 11조6220억원)를 초과하고 매출액이 전년보다 6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2018년 매출액이 4조4227억원인 것을 고려하면 작년 매출은 최소 7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전인 2015년(1조2337억원)과 비교하면 6배 가까이 매출이 증가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해외 상장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유승우 SK 증권 연구원은 "구체적인 상장 계획이 밝혀진 것은 없지만 상장 요건을 고려할 때 한국보다 미국의 나스닥 시장과 같은 해외 증시 상장이 유력한 것으로 보이다"고 내다봤다.

최근 쿠팡은 든든한 우군이었던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에서도 투자받기 어려워지면서 새로운 투자처 물색이 필요한 상황이다. 비전펀드는 2015년부터 30억 달러(한화 약 3조4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쿠팡에 투자했다.

하지만 위워크·우버 등의 투자 실패로 지난 2분기에 7조원 적자를 본 상태다. 손 회장도 "투자처가 적자에 빠졌다고 해서 이를 구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혀 쿠팡의 자금줄이 사실상 막힌 셈이다. 비전펀드가 투자한 자금은 올해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감원도 재무 건전성 경고...위워크 안되려면 적자 개선해야

쿠팡의 매출 및 영업손실 추이. [그래픽 홍종현 미술기자] 2020.01.10 nrd8120@newspim.com

이미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쿠팡의 재무 상황을 두고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9월 쿠팡이 전자금융사업자의 자기자본 기준에 미달한다고 판단, 유상증자 등 경영개선 계획을 마련해 보고하라고 통보했다. 현재 전자금융사업자는 자기자본과 미상환 잔액 대비 자기자본 비율이 20% 이상 돼야 한다. 쿠팡이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이에 쿠팡은 지난 한 해 동안 800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 방식으로 자금을 수혈했다. 하지만 끌어온 투자금은 대체로 물류기지 확보 등 신사업 육성에 투입해, 적자는 나날이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다. 내실 경영보다는 시장점유율과 기업 덩치를 키워 온라인 쇼핑 시장을 독점하는 '승자 독식형 경영 전략'을 구사한 탓이다.

눈덩이처럼 불어난 '적자'는 쿠팡이 상장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다. 나스닥이 과거와 달리 적자 유니콘 기업에 대해 보수적 평가 기준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스닥 상장에 실패한 위워크 사례가 이를 잘 반영한다. 위워크는 지난해 기업 가치가 지난해 1월 470억 달러(당시 약 55조원)였지만, 같은 해 3분기에만 12억5000달러(약 1조4000억원) 적자를 내는 등 방만한 경영이 상장 실패 요인으로 꼽힌다.

적자 규모를 보면 2015년부터 매년 5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내 2018년까지 누적 적자만 약 3조원에 달한다. 지난해에는 1조5000억원의 적자가 났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적자가 4조원이 넘게 된다. 2018년 한 해 매출 규모와 맞먹는다.

유 연구원은 "위워크 상장 실패에서 알 수 있듯이, 유니콘 기업에 대한 보수적 밸류에이션 기준이 적용될 것"이라며 "폭발적 성장성과 동시에 이익 가시성을 높여 투자자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쿠팡은 새로운 투자처 확보를 위해 나스닥 상장을 시도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며 "하지만 글로벌 유니콘 기업도 적자로 나스닥 상장에 실패했다. 쿠팡도 대규모 적자가 나는 현 사업구조를 바꾸고 수익성을 개선해야 상장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쿠팡 관계자는 "적절한 시기에 IPO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하지만 어디에 상장하고 언제 진행할지는 결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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