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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총통선거, 현장에서] 재선 성공한 차이잉원(蔡英文)은 누구

기사등록 : 2020-01-1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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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인 국제협상 전문가, 푸젠성 출신 객가인 후예
부드러운 성품 정책 결단에는 강력한 카리스마
앙안문제, 평등 기초 대만 민주주의 이해해야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청렴하고 비전이 있는 정치가다. 무엇보다 대만의 미래를 맡길 만한 능력있는 지도자다".

지난 8일 푸젠성 샤먼 옆 금문도를 시작으로 선거일인 11일 까지 대만 총통 선거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차이잉원(蔡英文, 63세) 후보(현 총통)를 지지하는 대만 유권자들이 가장 많이 한 얘기다. 심지어 차이잉원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조차 타 후보에 맡기면 대만의 앞날이 불안할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차이 후보에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15대 대만 총통 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차이잉원 당선자(총통)는 상당수 대만 국민들에게 안정적이고 신뢰가 가는 지도자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선거에서 105년 만에 56%의 지지율로 대만 역사상 첫 여성 총통으로 당선된 뒤 경제회복과 연금개혁 등의 정치적 치적을 통해 지지기반을 굳혔다. 이번 선거에서는 대만 총통 선거 사상 처음 특표수 800만표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2008년 마잉주 총통이 얻은 최대 득표수 765만표를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차이 총통은 2018년 11월 지방선거에서 참패, 당 주석 자리까지 내놓을 정도로 정치 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기도 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당시 가오슝 시장에 당선되면서 돌풍을 일으킨 라이벌 국민당 한궈위 후보에 압도적으로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치 무대 전면에서 물러나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당시만 해도 차이 후보가 차기(15대) 총통 선거 재선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하지만 뜻 밖에도 2019년 6월 홍콩에서 터진 민주화 시위가 한궈위 바람을 한방에 잠재우면서 '차이잉원 대망론'에 다시 불을 당겼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으로 대만 기업과 산업이 반사이익을 얻고, 대만 경제와 증시까지 회복기미를 보이면서 차이 후보는 지지율에서 한궈위 후보를 30% 이상 가까이 앞섰다. 이후 차이 총통은 일국 양제 거부와 반중 정서를 선거 쟁점으로 내세우면서 승세를 유지해 나갔다.   

[뉴스핌 베이징 = 최헌규 특파원] 2020년 1월 11일 치러진 대만 총통선거에서 차이잉원 후보가 압도적인 지지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2020.01.11 chk@newspim.com

부드럽지만 단호한 카리스마의 차이잉원 총통은 '탈중국 대만독립'을 지향하는 반중국 성향의 법조인이다. 국립 대만대학 법대를 나와 코넬대 법학 석사와 런던 정경대 법학박사 과정을 졸업하고, 법학 교수와 공직자로서 대만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협상 등을 수행했다.

차이 총통은 2000년 민진당 천수이볜 총통 때 행정원에 들어갔고 2004년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천수이볜은 차이 총통의 든든한 정치적 후원자였다. 그러던 도중 차이 총통은 민진당이 지난 2008년 총통선거에서 천수이볜 부패 스캔들로 당시 마잉주 국민당 후보에게 참패한 뒤 민진당 주석에 선출됐다. 이후 차이 총통은 2012년 첫 여성 총통에 후보로 나섰으나 재선에 나선 마잉주 총통의 벽을 넘는데 실패했다.

이후 주석에서 물러났다가 2014년 4월 94%의 당원 지지율로 주석직에 복귀했고 이로인해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명을 얻는다. 타이베이 출신인 차이잉원은 중국 중원에서 푸젠성으로 내려온 객가인(客家人) 조부와 원주민 조모 슬하의 전형적인 본성인(수백년전 중국 본토에서 대만으로 건너온 주민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이잉원은 11명의 자녀중 막내로 어려서 부터 부모의 지극한 사랑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차이 총통은 부드러운 성품이지만 정치적으로는 단호한 카리스마의 지도자로 잘 알려져 있다. 차이 총통은 지난 2016년 총통에 당선된 뒤 1년만인 2017년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던 연금 개혁을  전광 석화처럼 처리하고 이어 논란이 됐던 동성 결혼도 합법화하면서 정치력을 인정받는다. 

차이잉원 총통은 재선 집권 4년 동안에도 중국과의 관계, 즉 양안관계는 지금처럼 독립적인 성향을 보일 전망이다.  11일 저녁 9시 당선이 확정된 후 가진 국제 기자회견에서 대만 주권에 무게를 두는 명칭인 '중화민국 대만'을 강조하면서 대만은 중국과 평등한 대화를 할 것이라며 중국은 대만의 민주주의를 이해해야한다고 밝혔다. '친미냐 친중이냐'의 노선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자유 민주의 길을 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단말 머리에 검정 머리에 바지를 즐겨입는 차이 총통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적극적이고 친근한 성격의 소유자라는 평을 얻고 있다. 63세인 올해까지 미혼으로 독신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세간에서는 차이잉원 총통이 동성연애자라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가뜩이나 차이 총통이 2016년 총통 당선 후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면서 이런 의혹에 불을 지피고 있다.

타이베이= 최헌규 특파원 chk@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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