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국내 기업의 부동산 유동화 움직임에 리츠를 통한 증권사 IB의 수익 확대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대기업들은 부동산을 매각해 자산을 유동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0월 상장한 롯데리츠가 대표적이다. 롯데쇼핑은 보유 부동산을 롯데리츠에 매각하면서 리츠를 상장해 롯데리츠의 지분율을 50% 취득했다. 신세계 계열사들도 리테일 부동산 매각에 동참했다.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KB증권이 주도하는 펀드에 13개 마트 점포를 매각한 바 있다.
롯데백화점 강남점 [사진=롯데리츠] |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업종이 어려울수록 자산 유동화 움직임에 적극적일 것"이라며 "현재는 유통업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에 동참하는 경향이 눈에 띈다"고 설명했다.
롯데리츠처럼 기업은 부동산 유동화의 방법으로 리츠를 택하고 증권사는 그 과정에서 수익을 챙길 수 있다. 리츠 상장으로 증권사 IB는 공모리츠 IPO 수수료, 부동산 PI 수익과 사모리츠 판매수익 등 수익원을 다각화 할 것으로 예상된다.
먼저, 상장 주관 수수료를 기대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공모리츠의 성장 규모를 향후 60조원까지 전망하고 있다. 시장이 커질수록 수수료 이익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리츠를 상장하면서 증권사가 투자한 건물들도 함께 상장에 들어갈 수 있다"며 "꼭 상장 수수료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방법으로도 IB의 투자 이익이 실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활성화돼 있는 사모리츠 시장의 규모도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 연구원은 "부동산 펀드는 100조가 넘는데 대부분 사모로 이루어져 있고 사모 리츠 시장도 40조에 달한다"며 "3~4조원 가량의 공모리츠 시장에 비해 규모가 큰 편이지만 사모도 공모리츠 활성화 분위기에 맞춰 덩달아 수혜를 볼 것"이라고 진단했다.
리츠 상장 움직임이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자산 유동화의 방식으로 부동산 매각을 택한 기업을 찾아볼 수 있다. 한진중공업, CJ 프레시웨이, LG상사 등은 최근 부동산을 유동화했다.
구 연구원은 "삼성그룹 역시 보유한 투자부동산 규모가 큰 폭의 감소세를 보였는데, 주로 삼성생명의 투자부동산 매각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며 "코스피 상위 30개사의 투자부동산도 2018년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 연구원은 "부동산 유동화 움직임은 기업의 생존 전략에 따른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미국의 경우 물류 유통을 중심으로 하는 아마존이 물류센터를 보유하지 않고 빌려서 쓰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도 점차 더 많은 기업이 부동산을 유동화해 그 자금을 기술개발에 활용하거나 투자를 하는 데 사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기업의 부동산 유동화에서 기회를 포착하는 증권사 IB가 경쟁력을 갖게 될 전망이다. 장 연구원은 "특정 증권사 IB의 성장이 기대된다기보다는 전반적으로 금융계열사의 성장 여력을 높게 평가한다"며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츠 등이 탄생한 배경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리츠의 경우, 딜을 소싱하고 물건을 받아오는 최종 마무리까지 모든 금융계열사의 역량이 집결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이 때문에 금융 계열사 중심으로 성공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 연구원 역시 "한투, NH등 IB 규모가 큰 기업이 기회를 잡아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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