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선을 원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대미 도발을 삼갈 수 있다는 분석이 미국 전문가들로부터 나왔다.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의 전직 고위관리들을 인용해 "김 위원장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될 경우 북핵 문제에서 좀 더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생각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할 것이고, 여기에 악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ICBM 발사를 삼갈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바이든 전 부통령은 앞서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민주당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사회자로부터 '김 위원장을 전제 조건 없이 만날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직접 만나 그에게 정통성을 부여하고 대북제재를 약화시켰다"며 "전제 조건 없이 그를 만나지 않을 것이다. 최고 지도자(김 위원장)는 '조 바이든은 미친 개이고 몽둥이로 때려 죽여야 한다'고 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정책 조정관은 RFA와의 인터뷰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 말을 하기 전부터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원해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만난 첫 번째 미국 대통령으로 그동안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북핵 문제에서 좀 더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세이모어 전 조정관은 이어 "이런 까닭에 북한이 향후 ICBM 발사 여부를 고려할 때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까 하는 계산을 먼저 할 것"이라며 "만일 북한이 ICBM 발사를 하지 않는다면 일부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한 것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면 지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중요한 대북제제 해제를 요구한 자신들의 제안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하길 원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크 피츠패트릭 전 미국 국무부 비확산 담당 부차관보도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김 위원장을 만나지 않겠다고 말한 바이든 전 부통령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되기를 바라는 것은 틀림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크리스틴 리 미국 신안보센터(CNAS) 연구원도 "북한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계속되는 핵개발에도 불구하고 김 위원장과의 외교적 관여를 계속하려는 바람을 반복적으로 피력해왔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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