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잇따른 무역 합의로 되살아난 수요 기대감에 힘입어 1% 넘게 올랐다.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 서명식을 가진 지 하루 만에 미국 상원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3국 간 새 자유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비준안을 승인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갔다.
왼쪽부터 멕시코, 캐나다, 미국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16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71센트(1.2%) 오른 배럴당 58.52달러에 거래됐고,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도 62센트(1%) 상승한 배럴당 64.62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10일 추가 협상으로 마련된 USMCA 수정 합의안을 두고 미 상원은 이날 표결에서 찬성 89표, 반대 10표로 초당적 지지를 보냈다.
하루 전 미국과 중국이 서명한 1단계 무역합의 역시 글로벌 석유 수요 증가 전망에 불을 지폈다.
중국은 특히 미국산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제품을 앞으로 2년 동안 500억 달러어치 수입하겠다고 약속했는데,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중국이 약속 이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어 추가적인 세부 내용이 공개될 때까지 유가가 변동장세를 연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무역 관계자들은 중국의 미국산 에너지 상품 수입으로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미국이 다른 경쟁 산유국을 밀어낼 경우 글로벌 석유 무역 흐름에 큰 변화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프라이스퓨처스 그룹 애널리스트 필 플린은 "전날 미중 무역 1단계 합의가 서명되고 마무리됐고, 이제 미국과 멕시코 등 북미 협정도 미 상원을 통과하면서 수요 관련 낙관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날 필라델피아 연방은행이 공개한 1월 제조업 활동지표도 8개월래 최고치로 상승한 점이 추가적 호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더라도 올해 이들의 석유 생산이 수요 수준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상해 유가 상승폭은 다소 제한됐다.
IEA는 미국 등 OPEC 비회원국에서 석유 생산이 급증한데다 이미 충분한 글로벌 석유 재고량으로 인해 미국과 이란 간 갈등과 같은 정치적 충격도 석유시장이 잘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UBS는 투자자 노트에서 "중동발 긴장이 더 고조되지 않았고 생산 차질도 일으키지 않아 올 상반기 중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0~65달러 범위 하단에 머문 뒤 하반기에 상단으로 회복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kwonji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