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연초부터 보험업계 2조원대 대형 인수합병(M&A) 시장이 열렸다. '알짜 매물'로 꼽히는 푸르덴셜생명이 그 주인공이다. 일단 인수 의지가 강한 KB금융과 사모펀드(PEF)간 대결 구도로 짜여졌다.
그런 가운데 옛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해 신한금융에 매각한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의 '경업금지' 위반 여부가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또 사모펀드 특유의 '차익실현(먹튀)' 논란이 재점화할 지도 관심이다.
17일 투자은행(IB)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전날 마감한 푸르덴셜생명 매각 예비 입찰에는 KB금융과 대만 푸본생명, MBK파트너스, IMM프라이빗에쿼티, 한앤컴퍼니 등 사모펀드 등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푸르덴셜타워 [사진=푸르덴셜생명] 2020.01.17 tack@newspim.com |
KB금융과 함께 유력 인수 후보중 하나인 우리금융은 일단 이날 예비 입찰에는 불참했다. 향후 PEF와 컨소시엄 구성을 통한 참여 가능성도 거론된다.
당초 이번 인수전 참여를 고민했던 MBK파트너스는 예상을 깨고 예비입찰에 응했다. 지난해 오렌지라이프를 신한금융에 매각하면서 맺은 '경업금지' 약정 위반 소지가 있어 참여 여부가 불투명했었다.
'경업금지' (競業禁止·Prohibition of competitive transaction)는 경쟁자로서 동종업종에 다시 들어오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말한다.
MBK파트너스는 지난 2018년 9월 신한금융에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를 매각하면서 2조원 규모의 차익을 남겼다. 당시 '2년간 경업금지' 약정을 맺어 오는 9월까진 원칙적으로 보험사 인수가 불가능하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더라도 실사 등을 거쳐 실제 인수 완료 및 운영은 9월 이후부터 하면 약정위반이 아니지 않느냔 판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MBK파트너스는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한 법률 검토를 위해 신한금융그룹에 서신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그러나 "겸업금지 위반 여부를 검토해달라는 서신을 받지 못했고, 아직 공식 입장은 밝히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푸르덴셜생명과 같은 보험사인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 인수 및 매각을 통해 재미를 본 MBK파트너스에 대한 보험업계 부정적 의견도 나온다. 인수 후 구조조정 및 재매각을 통해 차익실현에만 관심이 있는 사모펀드 보다는 보험업에 대한 이해가 있는 금융회사가 인수 하는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저금리 장기화와 새로운 국제회계기준 도입 등 보험사를 둘러싼 경영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다"며 "장기 상품을 주로 취급하는 보험사 운영은 보험업 전반에 대한 노하우와 장기 안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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