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이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앞서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건설사들이 위법한 내용으로 과열 수주전을 벌였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6부(이태일 부장검사)는 21일 현대건설, GS건설, 대림산업을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입찰방해 혐의를 수사한 결과 혐의 없음으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지역 전경. 2019.11.04 alwaysame@newspim.com |
앞서 서울시와 국토부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선정과정에 대한 현장점검을 벌였다. 이들은 3개 건설사가 제안한 사업비·이주비 무이자 지원, 임대아파트 없는 단지 등 20여 건이 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수사를 의뢰했다. 또 고분양가 보장 등이 사실상 이행이 불가능한 내용을 제시해 입찰을 방해했다고 봤다.
하지만 검찰은 건설사들이 조합원에게 최저 이주비나 이주비 무이자 지원을 약속한 것이 도정법이 규정하는 '금품, 향응, 또는 그밖의 재산상 이익'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들은 뇌물이 아닌 계약 내용이라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도정법은 뇌물에 근거하는데 건설사들이 입찰 제안서에서 조합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것은 뇌물이 아니라 계약 내용이기 때문에 처벌 조항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주비 지원 부분은 국토부 고시 제30조 '건설업자 등은 입찰서 작성 시 이사비, 이주비, 이주촉진비 건축부담금, 그 밖에 시공과 관련이 없는 사항에 대한 금전이나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규정을 위반했을 소지가 있기 때문에 행정처분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고시에 형사처벌 조항은 없다.
또 실현 불가능한 내용을 제시해 입찰방해 혐의가 있다고 판단한 부분에 대해 검찰은 "민사상 채무불이행 문제에 불과하고, 입찰방해죄의 위계·위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번 불기소 처분은 서울시의 수사 의뢰에 따라 입찰제안서 등 내용만으로는 도시정비법 위반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신속히 판단한 것"이라며 "입찰과정 전반에 어떠한 범법행위도 없었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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