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드루킹' 일당과 포털사이트 댓글 순위 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53)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재판부가 김 지사를 사실상 유죄라고 잠정판단, 선고를 미루고 재판을 더 진행하기로 했다.
[창원=뉴스핌] 남경문 기자 =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17일 오후 경남테크노파크 1층 대강당에서 한국자동차연구원 동남본부 개소식에 참가해 축사하고 있다.[사진=경남도청] 2019.12.17 news2349@newspim.com |
서울고등법원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21일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김 지사가 지난 2016년 11월 9일 김동원(드루킹·51)으로부터 온라인 정보보고를 받고 킹크랩 프로토타입 시연을 보았다는 사실은 객관적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특별검사가 상당 부분 증명했다고 판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대단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 사건"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관련 사건 항소심 재판에서 판단됐듯 지난 대선과 이후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김동원 등이 '경인선'이라는 조직을 만들어 킹크랩이라는 기계적 프로그램을 구축한 다음, 여론을 형성하는 데 있어 언론기관 이상의 중요성을 가지는 포털사이트에서 문재인 당시 대선 후보자나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댓글 순위를 조작하는 활동을 한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어 "이 사건은 이러한 댓글순위조작 활동에 당시 민주당 국회의원이자 문재인 후보자를 돕던 피고인이 어느정도 개입했는지, 그리고 그 대가로 김동원 측에게 총영사 등 공직 추천을 제안한 것인지를 밝히는 것으로서 그 진위가 관련자들의 인생이나 우리 사회와 선거문화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큰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또 "피고인은 '김동원 측이 '선플' 운동을 자발적으로 한다는 말을 듣고 알아서 하도록 내버려두었을 뿐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 모른다'는 취지로 요약된다"며 "이러한 태도로 재판에서 쌍방이 입증·주장하거나 심리한 것은 2016년 11월 9일 김동원이 김 지사에게 킹크랩 시연을 했는지 여부로 집중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김 지사가 킹크랩 시연에 참석했다는 점을 특검이 상당 부분 증명했다고 판단했다"며 "이는 피고인이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김동원 등의 진술 증거를 제외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다만 "새로운 결정적 증거에 의해 결론이 달라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또 "이러한 잠정 결론을 바탕으로 피고인과 김동원 등 조직활동에 대한 공동정범 성립 여부를 판단하고자 했다"며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서로 범행을 하고자 하는 의사 합치 아래 직접 구성요건적 행위를 분담하거나 실행행위를 분담하지 않더라도 범행을 공모한 후 기능적으로 공범 행위를 지배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공동정범 성립에 있어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단순히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같은 이유로 추가적인 심리를 진행하기로 했다.
앞서 김 지사는 지난 2016년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 네이버·다음·네이트 등 포털사이트에서 기사 댓글 추천수를 조작해 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자신이 경남지사로 출마하는 6·13 지방선거를 도와주는 대가로 김 씨 측근 도모 변호사를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제안한 혐의도 받는다.
1심은 김 지사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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