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애플이 아이클라우드 백업 콘텐츠를 100% 암호화하는 계획을 포기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항의 결과다. 애플의 이같은 입장 전환은 그간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애플이 미 수사 당국과 정보기관들을 기꺼이 도우려 해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된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애플은 2년전 아이폰 사용자들이 데이터를 자사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이클라우드에 백업할 때 이를 완전히 암호화하려는 계획을 추진했지만 FBI의 반대로 이를 접었다.

당시 애플은 해커 침입을 방지하기 위해 이런 조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FBI는 범죄 용의자가 아이폰을 쓸 경우 증거를 확보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을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애플은 전 과정 암호화 계획을 폐기하고 대신 비밀번호나 건강 데이터 같은 일부 민감한 이용자 정보를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방향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부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애플이 당국으로부터 범죄자를 보호한다는 비판을 받거나 이전까지 정부기관이 접속할 수 있었던 데이터를 차단해 소송당하는 위험을 감수하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100% 암호화 계획이 암호화 반대법 제정의 구실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윌리엄 바 미 법무장관은 미 펜서콜라 해군 항공기지에서 총격범이 사용한 아이폰의 잠금장치를 푸는데 애플이 협조하지 않는다고 비난했고, 이에대해 애플은 총격범의 계정과 아이클라우드 백업, 거래 정보 등 자사가 가진 모든 정보를 수사관에게 알려줬다며 반박한 바 있다.

애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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