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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상원 탄핵심판 '속전속결' 결의안 勝...민주당 요구 모두 퇴짜

기사등록 : 2020-01-22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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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이홍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21일(현지시간) 본격 막을 올린 가운데, 민주·공화 양당이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인 끝에 '속전속결'로 심판을 끝내기 위한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탄핵심판 운영 결의안이 22일 새벽에서야 상원에서 가결됐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존 로버츠 연방대법원장의 주재로 시작된 심리에서 양당은 매코널 원내대표의 결의안을 두고 21일 오후부터 22일 새벽까지 13시간 가까이 공방을 펼쳤다.

민주당이 공화당의 탄핵심판 운영 결의안에 반발해 추가 증인·자료 채택을 의무화하는 동의안, 즉 수정안을 잇따라 내놓았으나 다수당인 공화당이 당론으로 퇴짜를 놨다.

2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이 시작된 미국 의사당의 상원 회의장에서 상원의원들이 논의를 하고 있다. [사진= 로이터 뉴스핌]

이날 오전 상원은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수정안으로 내놓은 추가 증인·자료의 의무 채택안을 전날 오후부터 모두 반대 53표, 찬성 47표로 부결시키고 트럼프 대통령에 유리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상원의원 100명 중 공화당이 53명, 민주당이 45명, 무소속이 2명인 만큼 정확히 당파로 표결이 갈렸다.

매코널 대표의 운영 결의안에는 증인 및 자료 채택의 의무화 내용이 빠지고, 재판을 '속전속결'로 진행하기 위한 규정들이 들어갔다.

구체적으로 결의안은 당초 하원 탄핵 소추위원단과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의 '탄핵 주장'과 '변론'의 시간을 22일부터 각각 최대 2일(24시간, 하루 12시간)로 제한했다. 소추위원들의 진술이 끝나면 변호인단이 변론에 나서는 방식으로, 양측의 이 같은 '모두진술'에 최대 총 4일(48시간)이 배분된 셈이다.

다만 매코널 대표는 모두진술에 배분된 시간이 너무 짧다는 의견을 반영, 막판에 결의안을 수정했다. 각 진영에 부여된 진술 기간을 2일에서 3일로 늘린 한편, 하루에 허용된 시간을 12시간에서 8시간으로 줄였다.

증인·자료 채택은 모두진술에 이은 질의응답이 끝나고 의원들이 채택의 필요성에 대해 논의한 뒤 표결을 통해 찬성을 해야만 가능하도록 했다. 증인 소환이 없을 경우 상원은 하원의 탄핵소추안에 대한 투표로 탄핵심판을 마무리하도록 했다. 하원 조사 때 참고하지 못한 증인과 자료를 반드시 채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주장은 반영되지 않은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매코널 대표의 결의안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수정안을 연이어 내놓으며 공세를 가했으나 공화당 전원이 상원 다수당 지위를 활용해 수정안을 무력화했다.

민주당은 추가 증인·자료의 의무 채택안에서 백악관·국방부·국무부·예산국 등 4개 부처의 우크라이나 스캔들 관련 문서를 증거로 채택할 것을 요구했다. 또한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 그의 보좌관인 로버트 블레어, 마이클 더피 백악관 예산관리국 국가안보 프로그램 담당 부국장 등의 증인 소환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핵심 증인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의 증인 채택 여부를 놓고 양측이 거친 언사를 주고받으며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차분히 의견 청취만 하던 로버츠 대법원장이 양측에 호통을 치며 질책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스캔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7월 군사지원을 대가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과 그의 차남을 수사해달라고 압박한 의혹을 가리킨다. 작년 12월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권력 남용, 의회 탄핵 조사 방해 혐의를 적용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미국 CNN은 소식통을 인용, 추가 증거 채택 및 증인 소환 등의 변수가 없다면 1월 내로 심판이 끝날 수 있다고 전했다. 10일 만에 심판을 끝내버리겠다는 것이 공화당의 계획이다.

검사역을 하는 하원 탄핵소추위원단이 22일부터 사흘 간 탄핵 주장을 하고 트럼프 대통령 측 변호인단이 25일부터 사흘 간 변론을 한 뒤 상원의원들이 29~30일 질의를 마무리하면 1월 31일에는 탄핵 표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탄핵심판은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오후 1시부터 시작된다.

결의안 채택은 이처럼 공화당의 승리로 끝났지만 증인 채택 문제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결의안에 질의응답이 끝나고 표결을 통해 증인을 불러올 수 있다는 규정이 적시돼 있고, 공화당 일부 의원이 추가 증인 채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증인 채택을 위해 전체 100명 가운데 과반인 51표를 확보하려면 공화당에서 4명의 이탈표가 필요한데, 미트 롬니를 비롯한 공화당 중도파 3명이 증인 채택에 긍정적이다. 탄핵심판이 속전속결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아직은 있다는 뜻이다.

미국 연방의회 상원 청사에 땅거미가 내려 앉았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gong@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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