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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대규모 '물갈이'…삼성바이오 등 기업사건 향방은?

기사등록 : 2020-01-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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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 직제개편 이어 대규모 중간간부 인사 단행
삼성수사 지휘라인 모두 전보…남부지검 증권수사단도 폐지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대규모 검찰 직제 개편에 나선 데 이어 23일 2차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부패 수사를 주로 담당했던 서울중앙지검 내 반부패수사부(특수부)가 사라진 데다 차장검사들을 전원 교체되면서 삼성 등 기업 사건 수사 향방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지휘라인 '물갈이' 된 삼성 수사…장기화 되나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인사에서 특히 눈에 띄는 건 삼성 관련 수사를 지휘한 송경호(50·사법연수원 29기) 3차장검사의 전보다. 이로써 수사 착수 당시 이를 지휘한 한동훈(48·27기) 부산고검 차장검사(전 대검 반부패·강력부장)에 이어 모든 지휘라인이 물갈이 됐다.

삼성 수사는 당초 2018년 11월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고의 분식회계로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증선위는 2015년 삼성바이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사에서 관계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면서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4조5000억원 상당의 분식회계를 했다고 봤다. 검찰은 삼성바이오가 무리하게 분식회계를 한 이유를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의 일환으로 판단하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삼성바이오와 에피스에서 분식회계를 가리기 위한 대규모 증거인멸 범죄에 대해서만 1심 판결이 나온 상태다.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 고위 임원들은 모두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검찰은 본안에 대해서는 아직 기소하지 않았다.

삼성 서초사옥 /김학선 기자 yooksa@

현재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이달 들어 김종중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과 김신 전 삼성물산 이사, 장충기 전 미래전략실 사장까지 소환해 조사를 벌이는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번 직제 개편과 인사이동으로 지휘라인이 모두 물갈이 되면서 이대로 흐지부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의 검찰개혁에 우호적인 입장이었던 참여연대도 지난 22일 "이재용 부회장으로의 승계 작업에 이용된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등에 대한 수사는 결코 중단되어서는 안 되는 중대한 범죄 수사"라며 "청와대와 법무부가 검찰 인사를 통해 이러한 수사를 강제로 중단시켜서는 안 된다"는 논평을 냈다.

법무부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중앙지검 내에 새로 신설되는 경제범죄형사부가 관련 사건을 재배당 받아 수사할 예정이고, 수사를 진행하던 이복현 반부패수사4부장이 경제범죄형사부장으로 전보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존 수사팀 인력이 그대로 경제범죄형사부로 수평 이동될지도 미지수인 데다 새로 오는 차장검사가 사건을 파악하는 데는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여의도 증권가 / 이형석 기자 leehs@

◆ 남부지검 증권범죄합수단도 폐지…라임·신라젠 사건은 어디로

서울남부지검도 이번 직제 개편으로 큰 변화를 맡게 됐다. 그동안 '여의도의 저승사자'로 불렸던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해체된 것이다.

증권범죄합수단은 검찰이 각 청마다 관할지역의 특성에 맞는 수사를 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에 따라 2013년 서울남부지검에 설치됐다.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국세청 등 유관기관으로부터 파견을 받아 함께 수사하며 1000명에 달하는 증권 사범을 재판에 넘겼다. 하지만 직접 수사 비중을 줄이겠다는 법무부 방침에 따라 합수단은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기존 사건은 금융조사1·2부에 재배당된다.

법조계와 여의도 안팎에서는 이같은 직제개편이 증권범죄에 대한 안 좋은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현재 수사 중인 라임자산운용 사건과 신라젠 미공개정보 이용 사건 등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조사부에 재배당된다고 해도 인력과 규모가 기존의 합수단과 차이가 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합수단 폐지가 가시화되자 신라젠 주가가 급등하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벌어졌다.

이를 두고 서초동의 한 인사는 "개혁도 좋지만 사안을 봐가면서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아무리 전임자가 정리를 잘 하고 가도 사건 내용을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꼭 중요 수사가 진행되는 부서까지 모조리 바꿀 필요가 있었는지 아쉽다"고 평했다.

법무부는 일각의 우려와 비판 여론을 의식했는지 "기존 수사 중인 사건은 해당 부서가 계속 수사할 수 있도록 경과 규정을 두었다"며 "수사팀 유지, 사건 재배당 등을 통해 전문수사역량이 연속성을 갖고 차질없이 수사를 진행하도록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adelant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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