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국제유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전염 공포에 짓눌려 가파르게 하락했다.
중국에서 시작된 우한 폐렴이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고 사망자도 급증하자 이로 인한 글로벌 성장 둔화 및 원유 수요 둔화 우려가 고조됐다.
지난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차이나타운에서 마스크를 쓰고 걷는 여성.[사진=로이터 뉴스핌] |
27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대비 1.05달러(1.9%) 내린 53.14달러에 마감됐다. 이날 장중 한때 3% 넘게 밀리며 52.13달러까지 떨어졌던 WTI는 5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뒤 결국 지난 10월 15일 이후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WTI는 지난주 7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했으며, 지난주까지 3주 연속 주간 하락 흐름을 이어갔다. 그 결과 WTI 가격은 지난 4월 고점인 66.60달러 대비 20% 넘게 떨어지며 약세장에 진입했다.
국제 벤치마크 브렌트유도 전날 대비 1.37달러(2.3%) 하락한 59.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0월 말 이후 최저 종가이자, 일일 낙폭 기준으로는 1월 8일 이후 최대다. 브렌트유 역시 지난주 3주 연속 주간 하락세를 기록했고, 지난 한 주 동안에만 2018년 12월 이후 최대 주간 낙폭을 기록한 상태다.
CNBC와 CNN 등은 중국 관계자를 인용, 현재까지 우한 폐렴 사망자가 82명이며, 전 세계적으로 확진자는 최소 2900명이라고 보도했다.
우한 폐렴은 한국, 일본, 미국 등을 비롯해 10개 국가로 확산된 상태로, 전날 미국에서는 5번째 확진자가, 한국에서는 4번째 확진자가 나왔다.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자 2위 석유 소비국인 중국 경제가 우한 폐렴 여파로 둔화되면 석유 시장에서도 수요 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RBC 애널리스트 마이클 트랜은 "최근 몇 달 사이 공급 위험이 극심한 시험대에 올랐지만, 우한 폐렴은 수년 래 가장 심각한 수요 우려를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과 그로 인한 수요 타격 우려가 석유 시장을 짓누르고 있으며, 유가도 5일 연속 끌어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일요일 압둘아지즈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에너지부 장관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 및 비회원 산유국을 포함한 OPEC플러스(OPEC+)가 필요 시 유가 지지를 위해 추가 감산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유가 불안을 진정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난 2002년 사스(Sars, 중증호흡기질환) 확산 당시를 떠올리며 이번 우한 폐렴 사태의 여파를 가늠하고 있는데, 지난 목요일 JP모건은 우한 폐렴이 사스 같은 전염병이 된다면 유가가 배럴당 5달러 정도 하락하는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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