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유리 박미리 기자 =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은행권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KEB하나은행과 NH농협은행, KB국민은행에선 은행장이 직접 진두지휘에 나섰다. 은행장을 필두로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꾸려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대응책을 지시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농협은행, 국민은행은 은행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대위를 중심으로 우한 폐렴 대응에 돌입했다.
왼쪽부터 지성규 하나은행장, 이대훈 농협은행장, 허인 국민은행장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20.01.29 yrchoi@newspim.com |
우선 하나은행은 지성규 행장이 위원장을 맡고 11개 그룹장, 신탁사업단장이 포함된 비대위를 꾸렸다. 비대위는 현재 위기대응 단계를 '경계'로 격상해 신속한 대응 체계를 유지키로 했다.
지 행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자 확산이 우려되는 현 상황에서 은행의 선제적 대응을 통해 은행 영업점을 찾는 고객의 안전과 지속적인 금융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대책위 결정에 따라 실무 차원의 대응도 시작했다. 영업점에 손 소독제 및 비접촉식 체온계 비치, 감염 예방 수칙 안내, 마스크 착용 의무화 등에 나섰다. 종합리스크관리부를 중심으로 전략부, 영업지원부 등이 전사적으로 참여한 실무팀이 이를 맡는다.
하나은행 종합리스크관리부 관계자는 "행내 영업연속성 계획에 따라 위기대응단계를 가동하게 됐다"며 "대책위는 계속 상황을 주시하면서 실무 차원의 대응을 실시간으로 보고받고 필요시 회의를 연다"고 설명했다.
농협은행도 이대훈 행장이 직접 나섰다. 이 행장을 위원장으로 두고 부행장들을 참여시킨 비대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행장은 지난 28일 감염증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전국 영업본부장을 대상으로 화상회의를 주관했다. 본부 차원에서 위기조치반을 운영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에 일괄 대응키로 했다. 본점 및 영업점에 마스크 제공하고, 설 연휴 중국에 방문한 직원들은 출근금지(유급휴가) 조치한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전국에 영업점이 많다 보니 위기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며 "집합교육, 회의, 교육, 출장, 회식 등도 자제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은행도 허인 행장을 위원장으로 한 비대위를 꾸렸다. 산하에 종합상황반을 두고 상황을 주시하는 한편 비상시 인력운영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다.
국민은행은 국내 영업점에서 전 직원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고 각 객장에 손세정제를 비치했다. 내점 고객에도 마스크를 제공하고 직원의 단체활동은 자제하기로 했다. 국외 점포에서도 비상점검회의를 실시하고 비상연락체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현지 직원들에게 우한시 인근 방문은 금지하고 중국 주재직원 및 가족 감염 여부를 모니터링 중이다.
은행장들이 직접 대응에 나선 것은 그 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은행과 농협은행은 국내 영업점이 800개 이상으로 가장 많아 점포 관리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하나은행은 신종 코로나가 발생한 우한에는 지점이 없지만 중국에 총 26개 네트워크를 운영 중이다.
다른 은행들은 영업부나 인력자원부 등 일부 조직을 중심으로 대응 중이다.
신한은행은 지난 23일부터 관리대책반을 가동하면서 전 직원 마스크 착용, 본점 열감지기 설치에 나섰다. 우리은행은 중국법인 인력자원부와 국내 영업추진센터가 연계해 중국 현지와 국내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다. 영업점 직원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게 하고 최근 중국에 다녀온 직원들의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월말에는 내방객이 많은 만큼 대응책에 따라 조치하고 있다"며 "국가전염병 위기 대응 단계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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