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서울=뉴스핌]김근철 특파원 최원진 기자=세계보건기구(WHO)가 30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대해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PHEIC)를 선포했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열린 긴급 위원회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한 코로나에 대한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다고 발표했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최근 이전에 알지 못했던 병원체의 출현을 목격했고, 대응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전례없는 (우한 코로나) 확산 사태를 목도하고 있다"며 비상사태 선포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현재 중국 이외 지역에서는 18개국에서 감염 사례가 98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는 독일, 일본, 베트남, 미국 등 4개국에서 8건의 사람 간 전염 사례가 나왔다"고 덧붙였다.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은 또 "이번 비상사태 선포가 중국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면서 "우리는 이 바이러스가 향후 취약한 보건 시스템을 지닌 국가들로 확산될 잠재성에 대해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그는 "국제적인 여행과 교역을 불필요하게 방해하는 조처가 있을 이유가 없다"면서 "우리는 모든 국가가 증거에 기초한 일관된 결정을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WHO의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 선포는 16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긴급 위원회에서 최종 결정한다. WHO는 지난 22일 긴급 위원회를 소집했으나 우한 코로나에 대한 비상사태 선포는 일단 보류한 바 있다.
그러나 진원지인 최근 중국은 물론, 한국·일본·미국·프랑스 등 18개국에서 감염 환자가 보고되는 등 우한 코로나가 전 세계적인 확산 추세를 보이자 WHO도 비상사태 선포라는 극약 처방을 내린 셈이다.
WHO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은 에볼라 바이러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사태 등에 이어 여섯 번째다. WHO는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를 "질병의 국제적 확산으로 다른 나라의 공중보건 위험이 성립하여 잠재적으로 국제적인 대응이 필요한 예외적인 사태"로 규정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의 전세기를 타고 중국 우한에서 탈출한 200여명의 미국인들이 29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의 한 공군기지에 도착한 뒤 준비된 버스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가 선포되면 WHO 회원 194개국은 24시간 이내에 자국 내 질병 감염 및 확산 상황을 기구에 보고해야 하며 기구는 해당 보고들을 참고해 질병 확산 방지 조치를 취해야 한다. WHO는 공항 검역, 국경간 이동 자제 등 권고를 내릴 수 있다.
WHO가 개별 국가의 검역 및 격리 조치를 강제할 권한은 없으나 상당수 국가들은 국제 공공보건 비상사태 선포를 계기로 더욱 강력한 검역및 이동 자제, 격리, 여행 금지 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각국 정부가 중국 여행 금지나 입국 제한 조치 등에 나설 지 주목된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30일 현재 중국내에서 우한 코로나 확진 환자는 8100건이 보고됐고 이 중 171명이 사망했으며 중국 이외 지역에서도 100여 건의 감염 사례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미국 내에서 처음으로 사람 간 감염 확진 환자가 보고되는 등 우한 코로나에 대한 우려와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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