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현성 기자 =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NH투자증권을 비롯한 대형 증권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발표했지만 올해는 지난해 대비 실적이 긍정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는 금융당국의 부동산 PF 규제로 인한 IB 부분 수익 축소, DLF·라임 사태 확산 등으로 인한 파생상품 투자심리 축소 등 대형 증권사를 비롯한 증권업 전반의 전망이 밝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이 국내에 확산되면서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는 것도 일정부분 영향을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2019년 증권사 실적 [자료=한국거래소] |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는 증권업 순이익이 전년대비 9.9%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고, 강승건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대부분의 회사가 작년 대비 이익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IB 부문 수익 감소에 대한 우려가 대표적이다. IB 부문은 최근 몇 년간 증권업 실적의 핵심 견인차 역할을 했다. 수수료 인하 경쟁 등으로 브로커리지(Brokerage) 부문의 수익이 감소하면서 대형 증권사를 비롯한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IB 수입에 성장을 의존해 왔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1년 56.8% 수준이었던 브로커리지(Brokerage) 관련 이익(수수료, 이자 수익)이 2019년 상반기 30.5%로 축소됐으며, 반대로 2011년 33.4% 수준이었던 IB와 트레이딩(Trading) 부문 손익은 2019년 상반기 62.4%로 확대됐다.
특히 최근 2~3년 사이에 IB는 전통적 금융보다 부동산 금융을 중심으로 성장이 증가했다. 장 연구원은 "2015년부터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를 지나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증권사의 부동산 PF 의존도는 증가했다"며 "2013년 증권사의 PF 지급보증 규모는 6.9%에 불과했으나 2018년에는 해당 비중이 43%까지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가 증권사의 부동산 PF 익스포저(위험) 관리 방안을 발표하고 증권사의 부동산 PF 시장이 과도하게 확대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에 나서자 부동산 IB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는 대형 증권사 위주로 성장 동력이 제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확산됐다.
금융위는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로 설정하고, NCR에 반영되는 신용위험액 산정 시 PF 채무보증에 대한 위험값을 18%로 상향조정했다. 또 조정유동성비율이 100%가 되지 않는 증권사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히는 등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다.
이에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해 12월 발표된 부동산 PF 건전성 관리 방안은 증권사 비용 부담을 늘려 성장 동력을 제한시키는 요인"이라고 강조했으며,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규제 영향력은 회사별로 차별화될 전망이지만 전반적으로 부동산 PF 사업이 위축되며 증권사 자산 성장 가능성에 대한 보수적 시각이 확산됐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불거졌던 DLF 사태와 최근까지 논란이 되고 있는 사모펀드에 대한 영향으로 금융상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깊어진 것 역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강 연구원은 "파생상품 투자심리 악화에 따라 발행규모가 줄었다"며 "발행규모의 감소는 운용(트레이딩) 손익 감소와 조기상황 대상 감소 등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증권사의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331조원에 달하는 등 은행권에 비해 월등히 높다"며 "사모펀드 관련 불안심리가 지속 확산될 경우 증권사의 수익감소 폭이 더욱 클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지난해 말부터 상승 물살을 탔던 우리 증시에 대한 예상치 못한 악재가 닥친 것도 성장 동력을 제한할 전망이다. 임 연구원은 "우리 증시의 긍정적 전망에 따라 주식시장과 연동되는 전통적 비즈니스(브로커리지 부문)의 약진을 기대할 수 있다"고 했지만 "신종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등의 증시 영향력 확대에 대해서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강 연구원 역시 "섣불리 진단할 수는 없지만 영향력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된다면 증권업 전반에 부정적인 요인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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