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보
주요뉴스 GAM

신종 코로나가 '글로벌 공급망' 끊었다...애플 출시도 '지장'

기사등록 : 2020-02-06 16:16

※ 뉴스 공유하기

URL 복사완료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폭스콘 소식통 "중국 공장 재가동, 2월 말에나 가능"
삼성 납품사 페가트론 등도 출입제한 지역에 집중돼

[서울=뉴스핌] 이영기 기자 = 신종 코로나가 꺽이지 않은 기세로 애플 등 글로벌 기술기업에 대한 공급망을 끊어가고 있어 우려된다. 근래 전자업계 일자리가 많이 생긴 중국 장쑤와 광동 저장 등 핵심지역에서 아이폰 등 전자제품의 생산 재개 시점이 늦추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중국의 각 지방정부는 지난 수요일 춘제 연휴를 다른 지역에서 보내고 돌아온 내외국인에게 7일에서 14일 동안 자택에서 격리돼 있으라고 명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염이 우한 및 후베이성에서 중국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여파는 폭스콘의 부품생산 차질로 애플이 3월로 예정한 아이폰 신제품 출시에 차질이 예상될 뿐만 아니라, 화웨이나 삼성 등에 납품하는 페가트론이나 위스트론 같은 기업들도 폭스콘 공장처럼 허난성처럼 출입이 제한된 지역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생산네트워크의 중국 집중도가 높고 부품조달이 '적시조달(just-in-time)' 시스템화 된 거대 기술기업들이 이번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 3월 애플 아이폰 신제품 출시 지연 우려

이에 따르면 중국에서 2018년~2019년 2년간 전자산업에서 창출된 일자리의 과반을 차지하는 장쑤성, 광동성, 저장성 지역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전염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고 있다.

모닝스타 싱가포르의 돈 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더 이상 좌시할 수 없고 중국에 과다한 집중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면서 "생산설비가 집중된 저장성, 광동성, 광동성이 신종 코로나 전염도가 높은 지역이라서 기술기업들의 생산에 큰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특히 애플이 10일부터 공장가동을 다시 시작할 수 없게 되면, 3월 예정된 아이폰 신제품 출시는 최소한 몇주일 늦어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피해는 현재로서는 추산이 불가능하다. 단지 이에 비하면 지난주 실적발표에서 중국의 42개 판매점의 1주일간 폐쇄에 따른 피해액 추산액 하루 4000만달러는 조족지혈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의 관측이다.

애플은 내부적으로 판매성장률을 5%에서 3%이하로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애플은 이 사안에 대해 함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허난성의 정저우지역에 있는 폭스콘 과학단지는 평상시에는 수천명의 직원이 출퇴근으로 붐볐지만, 전날은 경비원 한명만 단지 입구를 지키고 있다. 중국의 방역당국이 신종 코로나 전염방지를 위해 10일까지 단지를 폐쇄했기 때문이다. 애플의 부품공급회사 폭스콘의 심장이 멎은 것이다.

여기서 생산되는 아이폰이 쉽게 수출될 수 있게 간편한 절차를 제공하는 지역 세관도 문을 닫았다. 세관 관계자는 언제 업무가 재개될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6일 로이터통신은 폭스콘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내 공장이 재가동되려면 1~2주가 소요될 것이며, 완전한 공장 재가동은 아마도 2월 말은 되어야 가능할 것이라고 전했다.

◆ 화웨이-삼성 등 거대 기술기업 들 영향권 내에

이런 난국은 애플과 직결돤 폭스콘 뿐이 아니다. 화웨이나 삼성 등의 협력업체 페가트론이나 윈스트론 등도 허난성과 같이 신종 코로나 전염도가 높은 지역에 생산설비를 가지고 있어 비슷한 처지다.

타이완 부품제도회사의 한 임원은 "부품조달과 관련해 공급업체를 바꾸는데도 수개월이 걸리고 특히 기술진이 공급업체에 가서 제품에 대한 스펙 등을 봐야 하는데 현재 이런 기술진을 오히려 중국에서 철수 시키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방정부마다 서로 다른 방역규정과 여행-운송제한을 발표하고 있어 혼란이 가중되는 점도 향후 이들 공장재개를 어렵게 하고 있다.

애플 아이폰 스크린 공급업체 비엘 크리스탈의 한 종업원은 "일을 다시 할 수 있을지 그리고 공장으로 돌아갈 수나 있을지 모든 것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반도체나 LCD 등 공장가동을 중단 비용이 막대해 계속 공장을 가동하는 경우는 그나마 사정이 조금 나은 편이다. LCD패널 세계 최대 생산자인 BOE테크놀로지는 지난 11월에 우한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본격 가동이 예정된 1월에 신종 코로나 사태를 맞은 것이다.

테크분야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의 디스플레이 전문가 에릭 쵸우는 "비록 공급과잉이라 하지만 65인치 패널에 대해 최근 1달러~2달러 정도 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지난주말 미국 상무장관 윌버 로스는 이번을 기회로 미국의 공장가동이 많이 되고 일자리도 생길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고 있는 것 처럼 정말 그렇게 된다면 기술산업은 장기적인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USC 마샬 경영대학원의 글로벌공급사슬 전문가 닉 비야스는 "지푸라기 하나를 더 올리자 코끼리가 못 견디고 쓰러지는 사태처럼 되는 셈"이라며 "이번 사태가 사업비용을 전격 재평가하게 하면 그렇게 될 수 도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007@newspim.com

<저작권자© 글로벌리더의 지름길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Newspi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