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채송무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고민정 전 대변인을 이을 네 번째 대변인으로 강민석 중앙일보 전 부국장을 임명했다.
강 신임 청와대 대변인은 1966년생으로 서울 경성고와 연세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경향신문에서 언론인의 경력을 시작했다.
강 대변인은 이후 중앙일보로 자리를 옮겨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제작총괄 콘텐트제작에디터 등을 역임했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출입기자를 지내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정철학을 이해하고 있으며, 현 여권 인사들과도 친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강민석 신임 청와대 대변인.[사진=청와대] |
강 대변인 선임에 여권과 청와대 내부에서는 다소 논란도 있었다. 이른바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이라고 불리는 보수언론 출신인데다 강 대변인이 '친노(친노무현계)'라고 불리는 참여정부 당시 여권 인사들과 친분은 있지만, 현재 문재인 정권과 철학을 공유하는 이른바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는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복수로 추천된 인물 가운데 강 대변인을 선택했다. '대통령의 입'이라고 불리는 청와대 대변인이 대통령의 발언, 정부 정책 등을 언론에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만큼 언론의 생리를 잘 아는 언론인 출신을 발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박수현·김의겸·고민정 전 대변인 중 두 명도 언론인 출신이었다. 그러나 강 대변인은 지난 2일 중앙일보에 사표를 제출, 다음날인 3일 곧바로 수리됐다. 사실상 현직 언론인을 대변인으로 임명한 것이다.
이미 문재인 대통령은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을 현직 언론인으로 발탁해 언론인의 정부 견제 기능을 퇴색시키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물론 과거 정부에서도 언론사 기자 출신 대변인은 적지 않았다. 이명박 정부 시절 동아일보 정치부장 출신이었던 이동관 대변인, 박근혜 정부 시절 문화일보 출신이었던 윤창중, KBS 출신인 민경욱 대변인이 잇따라 임명됐다.
민 전 대변인은 당시 KBS 문화부장으로 오전에 KBS보도국 편집회의에 참석한 후 오후에 청와대 대변인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민주당은 당시 이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력을 감시하는 기능을 하는 언론인이 바로 권력의 핵심인 청와대로 직행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는 반복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지적에 "현직 언론인이 이렇게 청와대에 바로 오는 것이 괜찮으냐고 비판한다면 그 비판을 달게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언론의 영역에서 공공성을 살려온 분들이 와서 청와대가 그 공공성을 잘 지킬 수 있게 해준다면 그것은 좋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강 대변인 임명에 대해 "충분히 권언유착의 리스크를 인지하고 있지만 실제 권언유착이 발생할 상황은 전혀 아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대통령도 권언유착은 없을 것이라고 말씀했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개인의 능력과 그가 쌓은 경험들을 하나의 자산으로 평가하고 이를 공적인 일을 위해 쓸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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