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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노트] 한화 중심서 뛰는 장남..뒤에선 차남 '멀리뛰기'중

기사등록 : 2020-02-09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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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상무에 쏠리는 시선…사내선 인기남, 열정은 베테랑급
한화그룹 후계구도 어떻게…에이치솔루션은 '실탄창고'

[서울=뉴스핌] 이강혁 기자 = 최근 김승연(67)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30·전 한화건설 팀장) 씨의 독일 종마목장 매각 소식이 재계 호사가들 입방아에 오르내렸다. 그는 한화건설에서 퇴사한 이후 독일에서 요식업과 종마 목장을 운영했는데 최근 종마 목장을 매물로 내놔 독일생활을 정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화 주변에서는 그의 '컴백'을 점치는 목소리도 들려온다. 술집 폭행시비 문제는 일부 오해가 있었다는 점이 어느정도 알려지면서 올해는 자연스레 한화에 컴백해 경영수업을 받지 않겠냐는 게 골자다. 다만 한화그룹 대외라인에서는 선을 긋는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 소속이 아닌데 김씨의 컴백설 여부와 그의 근황을 확인할 필요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했다. 단기간에 그가 그룹 중심으로 들어올 수 있을지 가늠이 어렵다. 

한화생명 김동원 상무[사진=한화생명]

그런데 이와 관련해 재계와 한화 주변에 삼남의 소식을 묻고 듣다보니, 후계구도상 많은 사람들의 관심은 의외(?)로 차남 김동원(34) 한화생명 상무를 향하고 있었다. 그동안 장남 김동관(37)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활약상이 부각되다보니 김 상무에 대한 제대로된 평가는 많지 않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상무의 활약상은) 한화의 미래 큰그림 차원에서 주목해서 봐야할 부분"이라면서 "글로벌 인맥지도도 생각보다 넓고 4차산업 미래 먹을거리가 그의 활약과 맞닿아 있다"고 했다.

김 부사장이 장남인데다 그룹의 제조사업 중심에서 움직이다보니 숫자로 보여지는 성과가 주목받고 있으나 차남 김 상무의 성과는 당장 숫자로만 볼 수 없는 한화 미래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김동원 상무 누구?…"사내 인기남+열정은 베테랑급"

김 상무는 현재 한화그룹 금융계열사인 한화생명에서 근무 중이다. 핀테크, 블록체인 등 미래사업과 해외사업의 신사업 관련업무가 그의 활동영역이다. 한화생명이 수년간 이들 분야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것은 그가 얼마나 힘을 쏟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엿볼 수 있다. 

물론 김 상무가 30대 중반의 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사업 전반의 성과를 모두 그와 연결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미래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관심도는 한화생명뿐아니라 그룹 내 그 누구와 견줘도 단연 '톱 클래스'라는 게 내부의 설명이다.

한 한화 관계자는 "핀테크, 블록체인 등이 당장 얼마를 어떻게 벌었다고 하기가 어려워서 그렇지 김 상무는 이 분야에 남다른 관심과 열정이 있다"라면서 "그가 이 분야에 많은 공을 들이면서 한화의 금융이 상당히 진일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4차산업에 해박하고 글로벌 산업지형을 읽는 시야가 넓다"라면서 "해외사업에서 김 상무의 글로벌한 네트워크는 회사에 여러가지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왼쪽)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오른쪽)의 다보스포럼 참석 모습.[사진=한화그룹]

김 상무는 미국 세인트폴고등학교와 예일대학교 동아시아학과를 졸업했다. 이 간판만으로도 세계 여러나라 정·재계 인사들과 자연스러운 교류가 이루어질 수 있는 발판은 갖춘 셈이다. 실제 김 상무는 글로벌화에 목말라있던 한화생명의 핀테크 사업을 중국과 동남아시아로 뻗어가게 한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단적으로 그는 중국 핀테크기업 디안롱과 핀테크협력을 이끌어낸 바 있다. 김 상무는 소울 다이트 디안롱 대표와 막역한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또한 한화생명의 베트남사업에서는 베트남 빈그룹의 팜 느엇브엉 회장을 직접만나 협력관계를 단판짓기도 했다.

김 상무는 전세계 경제계 인사들이 모여 세계경제 현안과 흐름을 논의하는 다보스보렴, 보아오포럼 등에도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참가 중이다. 그는 2016년 보아오포럼에서 젊은 비즈니스 리더로 뽑히기도 했다. 2018년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주재한 세계 지도자좌담회에도 직접 참석한 바 있다.

김 상무는 국제적인 포럼에서 세계의 주요인사들과 교류하며 특히 이곳에서 만난 많은 전문가들과 핀테크, 블록체인 등 금융과 4차산업의 접목을 고민하고 논의해 왔다. 경청한 내용을 한화의 신사업에 연결시키는 일도 그의 몫이다.

그는 한화에 들어오기 이전에 공연기획사를 운영했다. 소위 '끼'도 많고 트렌드에도 밝다는 평이다. 공연기획사를 운영할 당시 그는 그룹의 일체의 도움을 받지않아 '아버지의 강골 기질을 가장 빼닮은 아들'이라는 평도 있다.

그는 2014년 한화그룹(한화L&C)에 입사했다. 이후 ▲2015년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부실장 ▲2016년 한화생명 전사혁신실 상무 ▲2017년 한화생명 디지털혁신실 상무 ▲2018년 12월 한화생명 미래혁신부 해외사업 ▲미래혁신사업 총괄을 맡았다. 

한 관계자는 "사내 인기남"이라고 귀띔하며 "경력은 짧지만 열정과 성과는 베테랑급"이라고 했다.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잘할 수 있는 것에서 무섭게 집중력을 보인다고 이 관계자는 부연했다.

◆한화 후계구도 어떻게?…승계문제 '금기어', 에이치솔루션 '실탄창고'

현재까지 한화그룹 차원에서 후계구도 문제는 단 한번도 공식적인 언급이 없었다. 김 회장의 경영활동이 여전한 상황에서 삼형제의 승계문제를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금기어'에 가깝다. 김 회장 삼형제 모두 30대로 젊은세대다. 김 회장 칠순 이전에 후계를 논하기는 이르다는 평이다. 

다만 삼남인 김 전 팀장이 일련의 사건으로 경영에서 떨어져있기는 하나, 삼형제의 경영수업상 역할구도 밑그림은 그려져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장남 김 부사장은 화약·화학·태양광 등 제조중심의 사업을, 차남 김 상무는 금융과 IT의 4차산업분야에서, 삼남 김 전 팀장은 레저·서비스 등의 구도다.

하지만 삼형제의 경영수업과는 달리 아버지 세대의 계열분리와 같은 이벤트는 그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현재 한화그룹은 김 회장이 지주회사 (주)한화의 지분 22.65%를 가진 최대주주다. 김 부사장이 한화 지분4.44%를, 김 상무가 1.67%, 김 전 팀장이 1.67%를 각각 보유중이다. 삼형제가 총 7.78%를 가진 것이다.

때문에 향후 승계의 실탄은 에이치솔루션을 핵심으로 꼽는다. 삼형제는 에이치솔루션 지분 100%를 나눠갖고 있다. 김 부사장이 50%의 지분을, 김 상무와 김 전 팀장이 각각 25% 지분율이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14.48%), 한화에너지(100%)를 지배하고 있어 에이치솔루션 지분가치가 곧 승계의 실탄창고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ikh665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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