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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된서리 맞은 꽃집…졸업식 취소에 매출 '반토막'

기사등록 : 2020-02-10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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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 화훼공판장·남대문 시장 대목 앞두고 '썰렁'
꽃 수요 감소에 경매량도 '뚝'…"꽃 소비 방안 필요"

[서울=뉴스핌] 한태희 이정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꽃 도·소매상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2월 중하순 열릴 예정이던 졸업식 및 입학식이 줄줄이 취소되면서 꽃 판매량은 전년대비 50% 넘게 급감했다.

1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에 있는 화훼공판장과 서울 중구에 있는 남대문시장 내 꽃 도매상들은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매출 및 판매량이 감소했다고 입을 모았다.

졸업식과 입학식 등으로 손님들이 붐벼야 할 시기지만 2층 규모의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한가했다. 손님이 1명도 없는 가게가 부지기수였다. 접근성이 그나마 좋은 1층에는 가끔씩 꽃을 사러 오는 손님이 있었지만 2층은 썰렁했다.

상인 이모(44) 씨는 "2월이 꽃 판매 피크 시즌이지만 올해는 전년대비 50% 이상 줄었다"며 "2만~2만5000원인 장미 1단(10송이) 가격이 1만원대로 떨어졌는데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한탄했다. 이어 "(정부의) 졸업식 및 개강 연기 결정을 이해한다"면서도 "우리는 생계에 위협을 받는다"고 한숨 쉬었다. 

다른 도매상 김모(59) 씨는 "설 연휴 지나고 가장 바쁠 때이지만 손님이 없다"며 "작년 2월 꽃 판매량을 100이라고 했을 때 올해는 80 줄어든 20 수준에 그친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꽃을 파는 도매상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한태희 기자] 2020.02.10 ace@newspim.com

졸업식 꽃다발을 사러 발 디딜 틈이 없어야 할 남대문시장 내 꽃 도매시장 역시 한산했다. 종류별로 한 두 단씩 묶어서 판매하는 점포에는 손님이 보이질 않았고, 학교 앞이나 소매 꽃집에서 판매하는 꽃다발보다 최대 절반 이상 저렴한 꽃다발 판매점포도 썰렁하긴 마찬가지였다.

안개꽃과 갖가지 장미로 어우러진 꽃다발은 애처롭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꽃다발을 만들던 이모(43) 씨는 "신종 코로나 때문에 졸업식이 취소되면서 꽃이 안나간다"며 "매출이 반토막나다 못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앞서 교육부가 4주 이내의 개강 연기를 권고하면서 주요 대학들은 개강을 잇따라 연기했고, 학사일정 조정 외에도 여러 사람이 한 데 모이는 졸업식과 입학식 등 교내 행사를 취소했다. 대학 뿐만 아니라 초·중·고등학교도 전격적인 졸업식 취소에 나섰다.

졸업식 취소에 따라 꽃 수요가 대폭 줄면서 꽃값도 뚝 떨어졌다. 10송이에 1만원하던 장미꽃은 6000~7000원까지 떨어졌고, 튤립, 백장미 등 갖가지 꽃 50송이로 이뤄진 꽃바구니는 5만원에서 4만원으로 20% 빠졌다.

꽃을 손질해 판매하던 정모(48) 씨는 "1만5000원에 판매하던 꽃다발을 1만원에 내놔도 거의 나가지 않는다"며 "졸업식이 있는 2월은 대목 중 하난데, 코로나 때문에 대목을 놓친 셈"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남대문시장 안 꽃도매시장에서 상인들이 꽃을 손질하고 있다. 졸업식 꽃다발 구매 손님으로 북적였어할 점포 앞에는 몇몇 손님만 꽃을 구경하고 있다. [사진=이정화 기자] 2020.02.10 ace@newspim.com

꽃 수요 급감은 절화(꺾은 꽃) 경매량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화훼사업센터가 제공하는 정보를 보면 지난 1월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경매로 거래된 절화는 약 132만속(1속은 10~25송이)으로 지난해 1월(147만속)과 비교해서 약 10% 감소했다.

졸업식 및 입학식에 많이 쓰이는 프리지아 경매량은 지난해 1월에 비해 올 1월 30% 줄었다. 같은 기간 장미 경매량도 25만7878속에서 23만2689속으로 9.7% 감소했다. 이달 들어서 프리지아 경매량은 더 빠르게 줄고 있다. 프리지아 경매량은 50% 넘게 감소했다. 튤립이나 장미 등 다른 꽃 경매량도 20~50% 줄었다.

신종 코로나 확산 사태가 길어지면 꽃 도·소매상은 물론이고 화훼 농가도 피해를 입을 상황이다. 화훼사업센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경매량이 평균 반토막 났다"며 "화훼 농가에서 재배 온도를 낮추는 식으로 개화 시기를 늦추지만 이런 방안도 임시방편이기 때문에 꽃 소비 활성화 방안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ac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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