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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고분양가 심사기준에 분양 단지의 입지조건과 가구 수 등을 반영하기로 했다.
현재 고분양가 관리지역에서 구(區) 단위로 1년 내 분양 단지가 있으면 직전 사업장의 분양가 수준으로 분양보증을 내주고 있다. 일반분양이 1년을 초과한 경우는 이전 분양 단지의 분양가의 105% 안에서 결정한다. 하지만 바뀐 심사기준을 적용하면 같은 구에서도 이 제한 범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일반분양가를 놓고 HUG와 큰 격차를 보이며 협상에 난항이 예상됐던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등 정비사업 단지도 분양에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HUG는 지난 7일 고분양가 관리지역 내 분양가 심사기준을 개선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이번에 개선된 분양가 심사기준은 분양 예정 단지의 입지조건과 가구수, 시공사 도급순위 등을 반영하는 내용이 담겼다. 새 기준은 지난 8일 분양보증을 신청한 단지부터 적용된다.
HUG 관계자는 "기존 분양가 심의 기준보다 더 세부적인 기준을 포함하는 방향으로 개선했다"며 "새 기준을 통해 단지 특성에 맞는 합리적인 분양가를 산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서울 강동구 둔촌 주공 아파트의 철거 공사가 진행 중이다. 2019.08.14 kilroy023@newspim.com |
HUG가 새 기준을 마련한 것은 분양가 산정과 관련해 '형평성'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동별·아파트 단지별 격차 없이 비교 대상을 해당 구 안으로 운영해 시세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러한 지적이 지난해 10월 HUG 국정감사에서도 이어지자, 이재광 HUG 사장은 "검토해서 개선할 부분이 있으면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입지조건 등 다양한 조건을 따져서 분양가를 결정하는 것이 기존보다 더 합리적인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다만 새 기준은 분양가를 높이는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새 기준이 마련되면서 4월 분양가상한제 유예기간이 만료 전 일반분양을 목표로 한 단지들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특히 강동구 둔촌주공은 일반분양가를 두고 HUG와 이견을 보이면서 협상에 난항이 예상됐지만, 새 기준에 따라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일반분양가를 3.3㎡당 평균 3550만원으로 책정한 반면, HUG는 기존 기준에 따라 둔촌주공의 일반분양가를 3.3㎡당 2600만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이에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원은 국토교통부와 HUG의 홈페이지에 "합리적인 분양가 산정" 등을 요구하는 내용의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HUG가 새 기준에 따라 단지 입지조건과 가구수 등을 반영하기로 결정하면서 예상보다 분양가 협상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는 역대 최대 규모인 약 1만2000가구로, 강남권 입지를 갖추고 있다. 시공은 지난해 기준 도급순위 2위인 현대건설을 비롯해 대우건설(5위), 롯데건설(8위), HDC현대산업개발(9위) 등 대형 건설사들이 맡았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은 이르면 이번 주 HUG에 분양보증을 신청하고 본격적인 분양가 협상을 진행할 방침이다. 최찬성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장은 "이번 주중에 HUG 측과 분양가 관련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UG 관계자는 "둔촌주공 조합에서 분양보증 신청이 들어오는 대로 제출 서류 등을 검토해 분양가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sun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