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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 직격탄 맞은 유통업계, 손실 수천억대 달할 듯

기사등록 : 2020-02-10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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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3사, 10일 일제히 휴점...롯데百 매출 손실액 500억원가량 추산
면세점도 이달 매출 급감..이마트도 수십억원 피해

[서울=뉴스핌] 남라다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신종 코로나)이 유통업계를 크게 뒤흔들고 있다.

유통업체들은 확진자가 다녀간 매장을 휴점하는 방식으로 이번 사태에 대응하고 있기 때문에 매출 타격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다만 피해 업종이 백화점에서 면세점·대형마트·편의점까지 전방위적이기 때문에 수천억원대의 매출 손실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

◆ 롯데·신세계·현대百 전국 점포 휴업 단행… 매출 전년比 5% ↓

11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주요 백화점업계는 전국 점포를 대상으로 휴업을 진행했다. 방역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가 임시 휴점 했던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 10일 오전 시설 방역 소독을 마친 뒤 영업을 재개해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 2020.02.10 alwaysame@newspim.com

롯데백화점은 본점을 제외한 전국 매장의 문을 닫았다. 본점만 이날 영업을 실시했다. 롯데백화점이 예정에 없던 휴점에 나선 것은 1979년 개점 이래 처음이다.

이날은 본점만 영업을 실시했다. 국내 23번째 확진자가 본점을 다녀간 사실이 지난 7일 확인되면서 지난 9일까지 휴점을 실시했다.

휴점으로 인한 롯데백화점의 총 매출 손실액은 500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휴점 기간에 주말이 포함돼 있는데다 이날도 본점을 뺀 나머지 매장의 영업을 쉬면서 손해 규모를 키웠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3일 하루 영업을 안 한 미아점과 압구정본점은 이날 영업한 것을 제외하고는 전국 매장을 휴점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이날 전점의 영업을 쉬었다.

증권가에서는 이달 백화점의 매출이 전년 대비 5% 감소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달 하순으로 갈수록 더 하락할 여지가 클 것으로 전망했다.

◆ 중국인 비중 높은 면세점 가장 큰 피해… 자발적 '휴업카드'는 불가피한 고육책

가장 매출 피해가 큰 업계는 면세점이다. 이달 면세점의 매출 증감률은 전년 대비 30%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르스 사태가 있었던 2015년과 비교하면 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인 비중은 10%포인트(p) 이상 상승했고 입국자 감소 폭은 더 크다"며 "사태가 끝나고 항공기 노선 재개에 시간이 더 걸릴 수 있어 면세점업체들의 실적 부진은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롯데백화점 본점과 같은 건물을 쓰는 롯데면세점 명동본점도 지난 7~9일 사흘간 휴점을 실시해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도 하루 평균 매출이 200억원에 달하는 만큼 4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본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면세점 제주점 역시 이미 중국인 확진자가 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지난 2일 휴점했다가 지난 7일 영업을 재개했다. 제주점의 작년 매출이 1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하루 평균 매출은 30억원가량 된다. 이를 토대로 계산하면 2~7일간 매출 손실액은 주말이 포함된 점을 감안해 200억원 가까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영업을 쉰 신라면세점 본점과 제주점도 7일 문을 다시 열었다.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하루 매출이 80억~100억원, 제주점은 30억~5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최대 총 900억원의 매출 손실이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가 임시 휴점 했던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 10일 오전 시설 방역 소독을 마친 뒤 영업을 재개해 이용객들이 오가고 있다. 2020.02.10 alwaysame@newspim.com

GS홈쇼핑도 직장 폐쇄를 한 기간인 지난 6~7일 이틀간 취급액이 생방송 목표치 대비해 8% 감소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10억원이다. 생방송 목표치는 GS홈쇼핑이 해당 기간 동안 생방송을 진행했을 때 목표했던 실적을 의미한다.

당초 하루 매출이 100억원인 만큼 수백억원에 달하는 피해를 입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우려했던 것보다 그 여파가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GS홈쇼핑 관계자는 "건강에 좋은 홍삼·콜라겐 등 건강기능식품 판매량이 선방하면서 예상보다 피해액이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확진자가 다녀간 이마트도 마포점(옛 마포공덕점), 부천점, 군산점의 휴점 영향으로 매출 손실액이 수십억원에 달한다. 이마트의 하루 매출은 평균 2~4억원이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 사태가 언제 끝날지 예상할 수 없는 데다 확진자가 매장을 방문하면 휴점 말고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는 점이다. 유통업체의 휴점은 정부의 권고 사안이 아니다. 고객과 직원들의 불안을 해소하고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고객의 발길이 끊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고육지책으로 '휴점 카드'를 선택하고 있는 것.

업계에서는 특히 신종 코로나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었다. 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대형 유통업체의 휴점은 정부가 권고하는 게 아니라,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휴점을 하면서까지 철저하게 방역을 실시해도 당장 손님들이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것을 기피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휴점으로 인한 손해보다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게 가장 걱정거리"라고 말했다.

nrd812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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