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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유학생 7만5000여명 입국 러시…대학·지자체 '비상'

기사등록 : 2020-02-1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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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들 졸업·입학식 취소 이어 개강 연기…대책 마련 부심
전국 지자체도 中유학생 관리 촉각…방역·의료 지원 약속
당정청 대책마련 가세…방역·장비 구매 재원 등 지원 결정

[전국종합=뉴스핌] 최대호 기자 = 2020년 봄, 청춘들이 미래의 꿈을 키워가는 공간인 '상아탑'이 불안에 휩싸였다.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촉발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우려 때문이다.

3월 개강을 앞두고 국내 7만 500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입국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전국 대학에 비상이 걸렸다.

최일선에서 유학생들 관리·통제에 나서야하는 대학본부는 물론 지자체와 교육당국 등도 초긴장감 속에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대구 계명대학교 기숙사 전경 [사진 = 남효선기자]

◆중국 유학생 7만5000여명 추산…대학들, 입국일 조정·휴학 등 권고

대학알리미·교육통계서비스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우리나라 고등교육기관 외국인 유학생 수는 16만여명에 이른다. 4년제 대학, 대학원, 전문대 등을 포함한 수치다.

이중 중국인 유학생은 7만여명에 이른다. 전체 유학생의 절반에 가까운 수준이다.

교육부는 올해 개강 시즌을 앞두고 국내 입국 유학생 수를 약 7만5000명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5000여명은 이미 입국한 것으로 전해지며 나머지 7만여명이 3월 개강을 전후해 입국 러시에 나설 것으로 교육당국은 보고 있다.

유학생 입국이 한꺼번에 몰릴 경우, 이들에 대한 관리·통제가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방역 물품은 물론 관리 전담인력, 기숙사 등 격리 가능 장소 등 부족이 감염병 관리 체계 붕괴를 초래할 수 있어서다.

인천대와 인하대 등 인천시내 7개 대학에는 1374명의 중국인 유학생이 등록돼 있다. 이들 중 695명은 이미 입국했고, 679명은 아직 입국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지역 대학들은 중국인 유학생들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하는 대로 기숙사 등지에 자가 격리조치해 신종 코로나 감염증이 확산되는 것을 차단한는 방침이다.

부산 동명대, 진주 경상대 등 전국의 대학들은 저마다 기숙사 상황 등에 맞춰 유학생들에 대한 입국일 조정 권고에 나선 상태다.

동서대학교는 중국인 유학생 680여명 전원에게 이달말까지 입국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는 메시지를 전송했으며, 경상대학교는 조기 관리를 위해 학부·대학원생·교환학생·어학연수생 등 중국인 유학생들에 오는 25일까지 입국하도록 당부했다. 김해 인제대는 유학생들이 오는 27일~28일 함께 입국하도록 요청 중이다. 

대구 계명대의 경우 유학생들에게 '휴학'을 적극 권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연세대 송도 글로벌캠퍼스는 해외 현지의 본 대학과 개강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전북도내 중국유학생은 10개 대학에 3424명이다. 이 가운데 겨울방학을 맞아 본국으로 돌아간 학생이 2779명으로 확인됐다. 11일 현재 적북지역으로 되돌아온 학생은 303명으나 나머지가 개학에 맞춰 입국하면 사실상 대응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강원대는 중국인 재학생에 대해 개강을 3월 16일 로 2주 연기하고 입국한 유학생은 모두 춘천캠퍼스 기숙사에서 2주간 격리한다. 카톨릭 관동대 등 영동지역 대학들도 중국인 재학생 649명 중에서 입국하는 학생에 대해 이동경로 파악, 전원 자가격리, 증상자 검진실시 등을 추진한다.

중국인 유학생 326명이 있는 충주 건국대 캠퍼스는 당초 예정된 3월 2일 개강을 1주일 연기했다. 다음 1주는 원격수업과 보강, 과제물 대체로 수업 결손을 보완키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23번째 확진자가 다녀가 임시 휴점 했던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이 10일 오전 시설 방역 소독을 마친 뒤 영업을 재개해 이용객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2020.02.07 alwaysame@newspim.com

◆대학들 졸업·입학식 등 취소에 이어 개강도 연기…자구책 마련 부심

교육부는 대학들에 개강 연기(4주이내)를 권고한 상태다. 감염병 확산을 막기위해 이미 졸업·입학식, 오리엔테이션 등을 취소한 대학들은 대부분 2주간 개강을 연기(3월2일→16일)하기로 하고 대응책 마련에 나선 상태다.

수원 경기대의 경우 개강 연기와 함께 중국 유학생들에 대한 '1:1매칭 시스템'을 가동해 관리에 나서기로 했다.

개인 SNS로 연락을 취해 한국 입국을 보고 받고, 입국 시 기숙사 또는 자취방 등에 머물며 외출자제를 권고할 계획이다. 아울러 미뤄진 개강일정에 맞춰 지역 병원과 협력해 의사 진료를 진행하기로 했다. 유학생들은 의사 소견서를 담당교수에게 제출해야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하는 조치도 마련했다.

단국대의 경우도 학생과 교사들이 밀집하는 행사들을 전면 취소했다. 유학생들에 대해서는 조건 없이 14일 동안 격리 후 수업에 임하도록 대학 내 별도의 격리시설을 설치하는 등 여건마련에 나선 상태다.

충남대학교는 기숙사 2개동을 특별관리동으로 운영하며, 경남 경상대, 창원대, 김해 인제대 등도 중국인 유학생 격리 수용을 위해 기숙사를 비워뒀다.

대전 목원대학교는 2주간의 유학생 격리 기간 동안 매일 2차례 문진을 실시해 상태변화를 점검하기로 했다. 공주대는 개인별 체온계를 지급하고 24시간 상담전화 설치·운영과 발열 시 1339로 신고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부산 동서대는 유학생 뿐 아니라 중국 현지 우한 캠퍼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본교 학생들에 대한 관리도 병행한다. 대학 비상대책위원회를 설치해 운영 중인 상태다.

충남대 정문 전경 [사진=오영균 기자]

◆전국 지자체 中유학생 관리 '촉각'…방역·의료 지원 약속

이처럼 전국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위해 각종 대책 마련·시행에 나선 상태지만, 체계적인 관리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많게는 수천여명에 이르는 중국인 유학생 관리를 대학 자체적으로 맡아 해결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이유에서다.

경희대, 성균관대, 고려대, 연세대, 한국외대 등 본교와 캠퍼스를 종합해 중국 유학생 수가 2000여명이 넘는 학교만해도 10여곳이 넘는다.

이에 대학들은 감염병 대책 본부를 운영 중인 지방자치단체에 'SOS'를 요청하고 관련 협조체계 구축을 시도하고 있다.

감염증 확산 방지에 사활을 건 전국의 지자체들은 한 마음으로 대학들이 안고 있는 고충 해소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76개 대학이 소재한 경기도의 경우 방역·모니터링요원·의료진 등에 대한 지원과 협력을 약속하고 이미 실행에 옮긴 상태다. 수원시는 중국 유학생은 물론 최근 중국을 여행한 한국인 대학생 모두에 대해 증상 발현 여부와 상관 없이 '바이러스 검체 검사'를 실시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약 1300여명의 중국인 유학생을 둔 인천시는 대학 측과 '유학생 수송과 방역 조치계획'을 공유하고 대학 측 건의사항에 대한 적극 협조 방침을 세웠다.

대전시는 중국인 유학생들이 많이 모여 있는 유성구 궁동 및 동구 자양동 등에 대한 방역활동을 강화하고 중국인 유학생 입국자 모니터링 및 정보를 공유해 2차 감염을 예방한다.

충남도는 △중국인 유학생 입국자 상시 모니터링 및 정보 공유 △감염 상황 대비 도와 대학 간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 △유학생 자가격리 대응 매뉴얼 등을 추진한다.

강원도는 입국 유학생 발생 시 현장에서 보건소 이송‧검진 후 확인증 발급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를위해 각 보건소에 중국어 통역인력을 배치한다.

전북도는 원룸 등에 거주하는 유학생들에 대해 '보건소 관리' 방침을 세웠다.

대구시는 기존의 합동대책팀을 강화해 '시-대학-감염병지원단' 등이 모두 참여하는 별도 대응팀을 구성해 대응하기로 했다.

[서울=뉴스핌] 이정화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방지를 위해 연세대가 중국·동남아를 방문했던 기숙사 입사 예정 학생들을 2주간 격리하겠다고 밝히면서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연세대학교] 2020.02.08 clean@newspim.com

◆당정청, 대책마련 가세…방역·장비 구매 재원 등 지원 결정

국회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승래 의원에 따르면 중국에서 입국하는 유학생들의 사전 방역에 필요한 장비 구매 등 재원을 정부가 대학에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신종코로나 대응상황을 점검한 교육위 당정청협의회 결과다.

교육부는 앞서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선제적 조치를 하는데 있어 필요한 재원을 기획재정부에 예비비로 요청했었다.

조 의원은 "발열 테스트 장비라든지 손소독제 마스크라든지 자가든 기숙사든 머물면서 2주 정도 생활하려면 비용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며 "전적으로 대학에 하라고 할 순 없기 때문에 국가나 지자체가 지원할 수 있는 그런게 필요하다"고 지원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중국 유학생들로 인한 바이러스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방안이 다각도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기숙사가 아닌 캠퍼스 밖에서 생활하는 중국인 유학생들에 대한 관리 방안이 집중 거론됐다.

캠퍼스 밖에 거처를 둔 유학생의 경우 관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민주당은 이날 교육부에 신종코로나와 관련한 정확한 정보를 학부모에게 제공하기 위한 소통 채널을 마련할 것을 주문했다.

당정청은 신종코로나 확산 추세를 지켜본 후 추가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백수 이순철 박상연 오영균 남경문 남효선 노호근 홍재경 지영봉 기자)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대응을 위한 대학 지원 대책'을 브리핑하고 있다. 이날 유 부총리는 지원 방안으로 4주 이내 대학 개강연기 권고, 탄력적 학사운영 가이드라인 마련, 감염증 예방을 위한 단계별 관리 강화 등을 발표했다. 2020.02.05 alwaysam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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