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한때 미국 민주당에서 가장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위태롭다. 아이오와주 코커스와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모두 참패하며 오는 11월 치러지는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상대할 주자로 바이든 전 부통령이 선택될 가능성도 작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치러진 뉴햄프셔주 경선에서 90% 개표가 진행 중인 가운데 바이든 전 부통령은 8.4%의 득표로 5위에 머무르고 있다. 25.8%를 얻은 버니 샌더스(무소속·버몬트) 상원의원은 24.4%를 기록 중인 피트 부티지지 전 사우스벤드 시장을 근소하게 앞지르고 있다.
지난주 치러진 아이오와 코커스에 이어 뉴햄프셔 경선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부진한 성적을 내면서 민주당 유권자들의 표심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전날 발표된 로이터/입소스(Ipsos) 여론조사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의 추락은 두드러졌다. 민주당 및 무소속 유권자 중 17%만이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아이오와 코커스 전 조사 결과보다 5%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는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로이터/입소스의 여론조사에서 가장 낮은 지지율이기도 하다. 같은 설문조사에서 샌더스 의원의 지지율은 20%였으며 15%는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가장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응답자 중 21%는 바이든 전 부통령을 꼽았다. 다만 이 역시 지난 조사 때보다 9%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또 다른 21%의 응답자는 샌더스 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승리할 것으로 예상했고 15%는 블룸버그 전 시장을 유력하게 봤다. 로이터/입소스의 여론조사는 556명의 민주당·무소속 성향을 포함해 952명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5%다.
길바닥에 떨어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이름이 쓰여진 종이.[사진=로이터 뉴스핌] |
◆ 기부자 비관 늘어, 흑인 유권자 표심도 잃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을 유력 후보로 보고 그를 물적으로 지원한 기부자들도 흔들리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뉴햄프셔 경선 이후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부자 일부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진한 성적에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 같은 상황은 바이든 전 부통령이 대선 캠페인을 마칠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여부에 의구심을 더한다.
익명을 요구한 바이든 전 부통령의 기부자들은 CNBC에 일부 구성원들이 이미 바이든 전 부통령의 뉴햄프셔 패배가 극복할 수 없는 걸림돌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번 결과로 내달 3일 텍사스주와 캘리포니아주 등 수십 개 경선이 열리는 '슈퍼 화요일'에서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고전할 것으로 본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부진한 성적이 지속한다면 그를 더는 지원하지 않을 생각이라고도 언급했다. 반면 여전히 바이든 전 부통령을 지지하는 기부자들은 오는 22일 네바다 코커스와 29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까지 상황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지켜볼 예정이다.
바이든 전 부통령 선거 캠프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을 기대하고 있지만, 민주당 경선 유권자의 3분의 2가 흑인인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도 바이든 전 부통령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퀴니피액대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바이든 전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52%에서 27%로 크게 후퇴했다. 이들은 바이든 전 부통령 대신 블룸버그 전 시장과 샌더스 의원에게 기대를 거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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