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성수 기자 = 잠실주공5단지를 비롯한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한달새 2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역대급 고강도 규제'로 꼽히는 12·16부동산종합대책(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된 여파로 분석된다. 최고가대비 2억~3억 내린 급매물도 늘어 추가적인 실거래가 하락도 예상된다.
1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5㎡는 지난달 4일 18억8560만원(3층)에 팔렸다. 작년 11월 비슷한 조건의 매물이 20억3425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억5000만원 정도 떨어진 것.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잠실주공5단지 [사진=이형석 사진기자] |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89㎡는 지난달 9일 21억9500만원(22층)에 거래됐다. 작년 12월 2일 같은 면적 아파트가 23억5000만원(26층)에 거래된 것에 비하면 1억5500만원 하락한 것.
강남구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는 지난달 17일 전용 59.897㎡가 18억8000만원(4층)에 매매됐다. 작년 12월 5일 면적과 층수가 같은 아파트가 팔린 값(19억원)에서 2000만원 가량 빠졌다. 래미안블레스티지 221동 전용 84㎡ 매물은 전날 호가가 25억2000만원으로 하루새 2억8000만원 떨어졌다.
정부가 작년 12·16대책에서 시가 15억원 이상 고가아파트에 대출·세금 규제로 '집중포화'를 가하자 강남권 부동산 매수심리가 위축됐다. 강남권에는 주택담보대출이 금지된 시가 15억원 이상 아파트가 몰려있기 때문.
최근 강남 아파트 보류지의 인기도 시들하다. 보류지란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향후 소송에 대비해 일반분양하지 않고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지난 7일 진행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의 보류지 입찰에는 응찰자가 한 명도 없었다. 매물로 나온 아파트 2가구 모두 17억원대로 대출 금지 기준인 15억원을 넘는다.
고가 아파트들은 재산세·종부세 등 보유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도 오른다. 시가 15~30억원 미만 아파트는 공시가격 현실화율 목표치가 75%, 30억원 이상 아파트는 현실화율 목표치가 80%로 설정됐다. 또한 공시가격 9억원 이상의 주택 보유자는 종합부동산세 세율도 0.1~0.3%포인트(p) 오른다.
정부가 불법 부동산 거래에 대한 단속 강화를 예고한 것도 강남권 부동산 매수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정부는 오는 21일부터 특별사법경찰(특사경)로 구성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을 운영한다. 대응반은 불법전매, 청약통장 거래, 무등록 중개, 집값 담합, 토지거래허가 위반 등을 수사한다.
강남구 S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정부 규제 때문에 앞으로 강남권 집값이 상승할 여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전체적으로 가격이 조정을 받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신축 아파트들은 다른 아파트들이 재건축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다 보니 여전히 선호대상"이라며 "일부 급매를 제외하면 가격이 크게 빠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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