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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마른수건 짜서라도 경제 살리자" 외쳤지만…불확실성에 통큰 투자 고민

기사등록 : 2020-02-13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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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통령, "기업들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 희망"
삼성, 국내 경기 활성화 위해 우선 '300억원' 투입
대기업, 국내 경기 지원책 내놔…투자·고용 확대는 '글쎄'

[서울=뉴스핌] 이윤애 심지혜 이서영 이강혁 기자 = "대기업들 든든하다."

문재인 대통령과 재계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피해를 조기 극복하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13일 문 대통령은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CJ 등 국내 주요기업 총수들은 긴급 간담회를 갖고 '위기 극복'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어떤 말들이 오고갔는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모두발언 등을 종합해 보면 얼어붙은 경제심리를 살리기 위한 기업들의 대안마련과 정부의 지원방안이 논의됐다. 재계는 마른수건이라도 짜서 경제를 살려야 한다는데는 이견이 없으나, 투자와 고용 확대 보따리를 내놓기에는 고민이 깊다. 

◆문 대통령, "경제 회복 노력 기울려 달라" 재계 독려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참석한 '코로나19 대응 경제계 간담회'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윤여철 현대차 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 이재현 CJ 회장이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2020.01.20.photo@newspim.com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 등 5개 경제단체장도 자리했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 및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해외 출장 관계로 부회장이 대참했다.

손경식 경제인총연합회장은 코로나19 대응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에 "차분하게 준비한 대로, 계획대로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 외에 참석한 기업 대표들은 무거운 표정으로 아무런 답변없이 들어갔다.

간담회 시작에 앞서 문 대통령은 총수들이 앉아있는 테이블을 직접 찾아 "수고 많으십니다"라고 인사했다.

문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도 ▲CJ그룹이 투자한 영화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4관왕 수상 ▲LG전자의 롤러블 TV ▲삼성전자의 AI로봇 볼리·인공인간 네온 ▲현대차의 도심 항공용 모빌리티 ▲SK의 불화수소 가스 등 소재 자립화 등을 열거했다.

이어 "우리 기업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국민의 희망이 되고 있다"며 기업들을 북돋웠다.

그러면서 정부와 경제계가 합심해 코로나19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경제 회복의 흐름을 되살리는 노력을 기울이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박용만 대한상의 회장은 "업종별 상황파악과 대책 마련에 정부가 발 빠르게 움직인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 활동을 독려해줘 경제 심리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모두가 긴장을 늦추지 않고 끝까지 노력해 국민의 안전과 경제적 타격이라는 두 가지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하는 성공스토리가 될 수 있도록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구광모 LG회장이 13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제계 간담회에 참석했다. 2020.02.13 sjh@newspim.com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총수들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기업들의 고충, 건의사항 등을 상세히 전달했다.

황각규 롯데 부회장은 간담회를 마치고 나와 기자들과 만나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상황을) 잘 인식하고 계신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백화점·면세점을 일시 폐쇄하는 등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황 부회장은 이에 대해 "서비스산업이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적극적으로 살펴봐달라고 부탁드렸다"며 "기업들은 고객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야간에도 철저히 방역을 하고 있으니 국민 여러분도 시장이나 식당에 많이 가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간담회는 오전 10시30분부터 1시간 30분간 진행됐다.

◆대기업, 경기 지원책 이어질 듯…투자·고용 확대는 '고민'

간담회 직후 삼성은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해 지원책을 내놨다. 전통시장, 화훼 농가 등 특히 어려움 처한 분야 우선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SDS 등 계열사가 함께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 300억원 규모 온누리상품권 구입 ▲화훼 농가 어려움을 덜어 주기 위한 '꽃 소비 늘리기'에 동참을 하겠다고 했다.

삼성 측은 "온누리상품권을 각 사업장 내 협력회사 등에 지급해 내수 진작으로 이어지도록 할 계획"이라며 "졸업식, 입학식 등 각종 행사가 취소, 연기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훼 농가를 위해 꽃 소비 늘리기에도 적극 동참키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우선적인 지원 계획을 내놓으면서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대기업들은 물론 재계 주요기업들의 연쇄적인 내수 경기 활성화 지원책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뉴스핌] 심지혜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3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경재계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0.02.13 sjh@newspim.com

다만 투자와 고용을 늘리기 위한 근본적 해법찾기는 쉽지 않다.

문 대통령은 이날 간담회에서 "코로나19 상황 이전에 예정했던 설비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주길 기대한다"며 "과감한 세제 감면과 규제 특례, 입지 지원을 강화해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적극 돕겠다"고 했다.

올해 투자계획을 확정하지 못했을만큼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한 통 큰 화답 보따리를 내놓기가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이날 현장에 나온 한 6대 대기업 관계자는 "국난에 준하는 재난상황인데다 대통령까지 독려하시는데 마른수건이라도 짜서 보따리를 내놔야하지 않겠냐"라고 했다.

이 관계자는 "경제를 살려야한다는데 이견이 있을수 없지만, 다만 기업들 입장에서는 투자와 고용 확대 문제는 현실상 고민스러운 부분이 분명히 있다"면서 "코로나19까지 겹쳐 상반기 사업은 예측불가 안갯속"이라고 토로했다. 

ikh6658@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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