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도쿄 로이터=뉴스핌] 김선미 기자 = 글로벌 투자자들이 코로나19(COVID-19) 사태가 세계 경제에 미칠 여파를 가늠하면서 14일 세계증시가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전 세계 47개국 증시를 추적하는 MSCI 전세계지수는 이날 보합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주가지수선물은 뉴욕증시의 소폭 상승 출발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S&P500 주가지수선물 14일 추이 [자료=인베스팅닷컴] |
유럽증시 초반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600 지수는 0.1% 오르고 있다. 다만 기업 악재에 영국과 프랑스 증시는 0.2% 내리고 있다.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 밝혀 주가가 5% 급락했으며, 프랑스 르노자동차는 협력사 닛산자동차의 전 회장 카를로스 곤 스캔들로 얼룩진 한 해를 보낸 후 2020년 영업이익 목표를 하향 조정하면서 주가가 4.2% 빠지고 있다.
앞서 아시아증시는 변동장세 속에 소폭 상승하며 2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각국 정부의 경기부양 기대감을 반영한 움직임이다.
MSCI 일본 제외 아시아태평양 지수는 이날 0.2% 올랐으며, 주간 기준으로는 1.8% 상승했다. 중국 블루칩지수인 CSI300 지수는 0.7% 오르며, 코로나19 사태 확산 후 기록한 낙폭의 95%를 만회했다.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진단분류를 변경한 지 이틀째인 13일 하루(0시~24시) 중국 확진자는 5090명, 사망자는 121명 증가했다고 중국 국가 위생건강위원회가 발표했다. 이에 따라 중국 누적 확진자는 6만3851명, 누적 사망자는 1380명으로 늘어났다.
일부 투자자들은 코로나19가 중국 본토 외에서는 빠르게 확산되지 않고 있는 만큼 이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오래 지속되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베팅하고 있다.
또 일각에서는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해 중앙은행이 경기부양을 확대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시중에 대규모 유동성을 공급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아직 불확실하다는 이유로 주식 베팅을 줄이고 있다. 시그마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투자전략 책임자인 로리 맥퍼슨은 "이번 주 주식으로부터 자금을 빼 일시 현금으로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은 좋은 소식과 낙관적 기대에 지나치게 몰두하며 균형 잡힌 시각을 잃고 있다"며 "중국의 경기부양이 효과가 없을 수도 있고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돼 경제 여파도 더욱 커질 수도 있다"며 경계를 풀지 않았다.
외환시장에서는 위험자산 회피 현상이 두드러지며 미달러가 상승, 6개 통화 대비 달러인덱스가 4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달러인덱스는 2월 들어 1.8% 상승했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증권의 수석 투자전략가인 후지토 노리히로는 "투자자들은 당분간 아시아 통화를 피하고 코로나19 발원지인 중국에서 지리적으로 거리가 가장 먼 미국 자산으로 옮겨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로는 미달러 대비 3년 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떨어졌다. 유로존 경제성장세 둔화 우려가 심화된 데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유력한 후계자로 지목됐던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독민주당(CDU) 대표가 차기 총리 도전을 포기해 정치 불확실성이 불거진 영향이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감산 합의체인 OPEC+가 감산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6주 만에 첫 주간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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