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1. 한국 자동차회사에 부품을 납품하는 A사는 중국 내륙 쓰촨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데 중국 내 운송이 사실상 마비돼 큰 어려움에 봉착했다. A사 관계자는 "보통 상하이·산둥반도와 같은 중국 동부해안 항구까지 운송하는 데만 2주 이상이 걸리는데, 생산이 재개된다 해도 운송과 수출이 정상화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장 생산설비를 옮길 수도 없으니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2. 스마트홈 관련 제품을 만드는 B사는 중국 공장에서 부품이 들어오지 못해 3주째 국내 공장 가동이 멈췄다. B사 관계자는 "사스·메르스 사태 때도 생산라인이 멈춘 적은 없었다"며 "국내 대체생산도 고려하고 있지만 단가 차이가 커 실행에 옮기긴 어려울 것 같다"고 허탈해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국내 대기업 절반 이상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의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과반(61.8%)이 이번 사태가 경영에 악영향을 초래할 것으로 전망했다고 16일 밝혔다.
또한 이번 사태가 사스(2002년 11월~2003년 7월, 9개월간), 메르스(2015년 5월~12월, 8개월간) 사태처럼 비교적 장기간(6개월 이상) 지속될 경우 연간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8.0%, 9.1%씩 감소하고, 대(對)중국 수출액은 12.7% 줄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업종별 매출액 감소율은 자동차 –13.9%, 자동차부품 –12.8%, 석유제품 –12.4%, 일반기계 -11.0%, 섬유류 -10.8% 순이다. 수출액은 석유제품이 17.8%, 자동차가 14.5%, 일반기계가 11.6%, 자동차부품이 11.0%, 석유화학이 10.0%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특히 중국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중 83.9%가 이번 사태로 경영에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나타났다"며 "삼성·현대차그룹 등 대기업이 협력업체에 긴급 자금을 지원하며 상생에 나서고 있지만, 정부도 수출·통관 지원 강화, 자금 지원 및 융자 확대 등을 통해 더욱 적극적으로 피해 기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
코로나19 사태가 비교적 단기간(6개월 이내) 내 진정돼도 국내 대기업의 올해 매출액과 수출액은 각각 평균 3.3%, 5.1%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주요 업종별 매출액 감소율은 무선통신기기 –8.4%, 자동차 -7.3%, 석유제품 –6.0%, 일반기계 –5.9%, 자동차부품 -4.0% 순으로 나타났다. 수출액 감소율은 석유제품 –10.5%, 무선통신기기 –10.1%, 자동차 -9.9%, 일반기계 –7.7%, 자동차부품 -4.6% 순이다.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평균 6.8% 감소할 것이란 예상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기업들의 대응방안으로는 중국 현지출장 자제(34.3%), 별 다른 대응방법 없음(29.5%), 현지 방역활동 강화(10.5%), 임직원 국내 소환 또는 재택근무(10.2%), 현지 경영활동 축소(6.7%)순으로 조사됐다.
기업들이 바라는 정부의 정책지원 1순위는 국내외 전염상황 등에 관한 신속한 정보 공유(57.0%)였다. 그 외 확산 예방을 위한 방역체계 강화(21.2%), 기업활동 지원을 위한 정부 간 협력(9.5%), 중화권 수출기업 지원(6.4%), 경제주체 소비·투자 여력 확대(6.0%)가 뒤를 이었다.
한경연 측은 "돌발적인 전염병 발생이 기업 경영에 상수가 된 만큼 기업은 평소 전염병 발생에 대비한 비상경영계획을 수립하고, 적시에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번 조사는 한경연이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모노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10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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