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기락 기자 = 현대자동차 주주총회가 한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 부회장의 이사회 의장직에 오를지 여부에 재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정몽구 회장 사내 이사 임기 만료 맞춰 정 수석부회장 의장직 승계" 관측
17일 자동차 업계와 재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내달 주총을 앞두고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주총 일정과 안건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번 주총의 주요 안건은 정 회장의 이사회 의장 및 사내이사 연임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몽구 회장의 사내이사 임기가 내달 16일 끝난다. 때를 맞춰 이사회 의장을 새롭게 맡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재선임 여부는 이사회와 주총을 거쳐 확정된다.
정 회장은 1999년 3월부터 현대차 이사회 의장 및 사내이사를 맡아 현대차그룹을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키웠다. 지난해 719만대를 판매한 현대·기아차 순위는 세계 5위권이다.
정 수석 부회장은 2009년 부회장으로 승진한 뒤, 2018년 9월부터는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정 회장을 대신해 지난해 1월 현대차그룹 시무식에 이어 지난달 시무식에서도 그룹의 비전을 직접 제시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주총에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로 선임되자 재계는 사실상 '정의선 시대'가 열렸다고 평했다. 이 때문에 이번 주총에서 형식적으로도 정 수석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지 않겠냐는 시각이 나오는 것이다.
또 정 수석 부회장이 지난해 3월 정 회장으로부터 서울 청운동 자택을 물려받은 점도 이 같은 시각에 무게를 더한다. 정 회장이 고 정주영 명예회장으로 상속받은 집을 18년 만에 정 수석 부회장에게 상속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현대차 본사에서 열린 2020년도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서 신년사를 하고 있다. 2020.01.02 mironj19@newspim.com |
◆ "현대家 가풍상 안 될 것"…주총, 미래 모빌리티 사업 방점 예상도
반면 정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계속 유지할 것이란 관측도 여전하다.
재계 한 관계자는 "정몽구 회장이 2016년 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 국회 청문회 이후 공식적으로 모습을 보이고 있지 않다"면서도 "현대가의 가풍상 정의선 수석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에 오르는 것은 좋은 그림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수석 부회장은 할아버지 정주영 명예회장과 정몽구 회장으로부터 아침마다 '밥상머리' 교육을 받으며 예의와 겸손함을 몸에 익혔다. 이런 맥락에서 정 수석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오르는 것은 아들이 아버지 보다 앞서나간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로 읽힌다.
현재 정 수석 부회장이 그룹을 이끌고 있는 만큼 가풍을 넘어서가며 세대 교체라는 형식을 굳이 나타내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때문에 주총 안건은 이사회 의장 보다 정 수석 부회장이 강조해온 미래 모빌리티 사업 추진에 방점을 찍을 전망이 우세하다.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달 시무식을 통해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모빌리티 분야는 미국, 유럽, 아시아 등 주요 지역에서 법인을 설립해 금년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실행을 추진하고,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동력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와 함께 향후 개인용 비행체를 이용한 도심 항공 모빌리티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현대차그룹이 모든 상장 계열사에 전자투표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주주가치 제고 등을 위한 세부 방안이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룹은 ▲현대차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 ▲현대로템 ▲이노션 ▲현대오토에버를 대상으로 전자투표제 도입을 추진 중이다.
이들 9개사가 전자투표제를 도입하면 이미 전자투표제를 도입한 현대글로비스, 현대비앤지스틸, 현대차증권을 포함해 총 12곳에 전자투표제가 도입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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