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테슬라와 중국 배터리 기업 CATL(寧德時代 닝더스다이)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공급 논의가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삼원계(NCM,NCA) 배터리 중심의 한국·일본과 달리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집중된 중국 배터리 업계가 반색하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에 따르면, 테슬라는 CATL과 리튬인산철 배터리 공급 문제를 협의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했다. 다만 협의의 최종 타결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관련 업계는 테슬라가 원가 절감을 위해 리튬인산철 배터리 장착을 검토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코발트·니켈·망간 등 비교적 고가의 금속을 사용하는 삼원계 배터리와 달리 철을 양극재로 사용한다. 이 때문에 생산 비용이 낮은 장점이 있다. 폭발의 위험이 적어 안정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그러나 단위 면적당 에너지 밀도가 낮아 부피가 크고 무겁다는 단점 때문에 자동차 배터리로는 잘 사용하지 않았다. 주로 버스, 중장비 등 상용차에 주로 사용되고 있다.
이와 상대적인 개념으로 쓰이는 삼원계 배터리는 폭발의 위험성이 다소 높고, 생산 비용이 높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에너지 밀도가 높아 효율이 높고 부피가 작아 자동차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배터리 선진국인 한국과 일본에서는 삼원계 배터리를 위주로 산업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관련 산업의 주류로 자리잡았다. 리튬인산철 배터리에 쓰이는 인산철 역시 100%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어, 중국산 배터리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용이하다.
중국 전기차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CATL의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할 경우 생산 원가의 두 자릿수 감소 효과를 얻을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뉴스 포털 텅신왕은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생산 원가가 0.65위안/wh으로 0.85위안인 삼원계 배터리보다 훨씬 싸다고 설명했다. 리튬인산철의 단점인 낮은 에너지 밀도 역시 기술적으로 보완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에너지 밀도를 높이면 리튬인산철 배터리도 적은 부피의 오랜 사용 시간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리튬이온 배터리의 최대 단점인 폭발 위험성도 낮아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미래 배터리 산업의 주류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관련 소식이 전해진 18일 중국 증시에서는 리튬인산철 배터리 관련 종목의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그간 한국과 일본에 뒤처진다고 여겨졌던 중국 배터리 업계가 테슬라 후광을 통해 리튬인산철 배터리로 입지를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낳은 결과다.
상용차의 리튬인산철 배터리 수요 증가도 관련 업계 전망을 밝히는 요인이다. 시난(西南)증권은 올해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장착한 상용차의 비중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리튬인산철 배터리 주요 공급사인 비야디(BYD) 등 우통객차(宇通客車), 덕방납미(德方納米), 국헌고과(國軒高科) 등 기업을 대표적 수혜주로 꼽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런 반응에 섣부른 기대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테슬라가 CATL 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채택하더라도 일부 모델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기술을 통해 단점을 보완한다 하더라도 삼원계 배터리의 성능을 추월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쩡뱌오(曾彪) 하이퉁(海通)증권 애널리스트는 "에너지 밀도를 높인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제조 공정상의 혁신을 통한 결과다. 인산철 본연의 결함은 변하지 않는다. 리튬인산철 배터리는 앞으로도 뒤처지게 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테슬라의 자체 배터리 생산 가능성도 지속해서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테슬라가 미국 캘리포니아 프리몬트 전기차 생산 공장 인근에서 배터리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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