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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화웨이 재점화] 코로나까지 설상가상 반도체…"3분기는 돼야 좋아질 것"

기사등록 : 2020-02-20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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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중 압박카드…반도체 업황 영향 미미
코로나19 사태 장기화 경우 글로벌 공급망 붕괴 타격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미국이 중국 화웨이 제재 카드를 다시 만지작거리면서 반도체 업계에 또 하나의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조업 차질 등으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수요처마저 잃게 될지도 모르는 형국이다.

이에 대해 반도체업계 전문가들은 19일 이번 화웨이 제재가 기존 제재의 연장선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면서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그보단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그것이 글로벌 공급망에 가할지도 모를 충격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 미국의 화웨이 옥죄기…왜?

지난 1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미국이 중국의 화웨이 제재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의 반도체칩 생산 장비를 이용하는 해외 업체들이 화웨이에 제품을 판매하려면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다. 세계 대다수의 반도체칩 제조사가 KLA 등 미국의 생산 장비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반도체업계로선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미국은 제3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허가 없이 화웨이에 공급할 수 있게 한 미국산 부품 비중을 25% 이하에서 10% 이하로 낮춤으로써 화웨이에 공급 가능한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사진=로이터 뉴스핌]

오랜 분쟁 끝에 중국과의 1단계 무역합의를 이뤄낸 미국이 화웨이를 볼모로 이 시점에서 다시 중국을 자극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업계에선 1단계 합의에 대한 중국의 이행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한다.

문병기 한국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1차 합의가 얼마나 이행될지에 대해 서로 신뢰할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1차 합의 이행에 대해 회의적 시각이 많은데 (미국의 이번 화웨이 추가 제재 검토는) 중국으로 하여금 합의 이행을 잘 하라는 압박 카드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달 1단계 무역합의안에 최종 서명했고 이는 이달 14일부터 발효됐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미국이 화웨이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려는 배경은 코로나19로 어려움에 직면한 중국을 더욱 압박함으로써 향후 추가 무역협상에 있어 유리한 입지를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 기존 제재의 연장선…반도체 업황 영향 크지 않아

미국의 화웨이 제재 강화가 반도체 업황 자체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화웨이에 대한 제재는 이미 있어 왔던 것인데다 대안이 없지도 않고, 또 협상을 염두에 둔 미국의 제스처일 수도 있다는 것 등

업계 한 관계자는 "업황에 영향을 미칠 것 같진 않다"며 "화웨이와의 시비는 계속 있었던 것이고, 그 연장선상이다. 제재를 강화한다고 해서 달라질 게 뭐 있겠나. 그것 때문에 반도체 수요가 줄진 않는다. 화웨이 말고도 많다. 그건 대안이 있다"고 언급했다.

시기적으로 화웨이 제재의 즉각적인 현실화 가능성도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지난 13일 화웨이의 임시 면허 기한을 이미 4월 1일로 45일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연장은 하되 압박은 지속한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라고 했다.

그는 또한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규제'와 유사한 면이 있다"며 "무엇보다 '라이선스'의 의무화는 과거 일본의 수출규제처럼 정무적인 판단이 녹아들 가능성이 높은 사안이다. 협상의 영역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2020.02.19 hoan@newspim.com

◆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붕괴 우려 더 커

전문가들은 화웨이 제재 이슈보다는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를 훨씬 심각하게 보고 있다.

최근 중국 내 휴대폰이나 컴퓨터 수요가 감소하는 등 이미 그 여파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경기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문병기 수석연구원은 "중국에서 휴대폰이나 컴퓨터 수요가 떨어지고 있는 게 감지되고 있다. 그럼 거기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요도 떨어진다. 최근에 반도체 가격이 회복세를 보이다가 주춤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실질적으로 업황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 걸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업황이) 올 2분기에는 전년동기 대비 반등할 거라 기대했는데 그 기대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장기로 가지 않고 해결되면 별 문제 없겠지만, 사태 해결이 늦어지면 중국 수요가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회복시점이 지연되는 거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선 적어도 올 3분기 이후 정도에나 반도체 업황 개선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전반적인 투자 및 생산 둔화 영향이 걱정"이라며 "아무래도 1, 2분기까진 조심스럽고 3분기 이후에나 좋아질 것 같다.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봤을 때 어디서, 무슨 에러가 날지 모른다"고 말했다.

hoa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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