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문형민 기자 =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것인가? 전문가들은 "코로나19에 달려있다"고 답했다.
2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4원 하락한 1198.7원으로 마감했다. 이는 작년 10월 2일 1206.0원을 기록한 이후 4개월 18일만에 최고치였다. 환율은 장중 한때 1200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날 달러/원 환율이 급등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주 닷새 연속 추가 확진자가 없어 마무리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인식이 강했다. 발원지인 중국 본토에서도 확진자 수 증가율이 줄었다. 하지만 17일 대구에서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지역감염의 시작이란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이로인해 코로나19 종료→경기부양책 발표→경제 정상화 시나리오를 기대하던 시장이 충격을 받았다.
[자료=인베스팅닷컴] 2020.02.20 hyung13@newspim.com |
여기에 달러인덱스가 99.59까지 뛰어오르는 달러 강세도 달러/원 환율 상승에 기여했다. 유로, 엔화 등의 약세로 인해 달러화가 강해지자 원화도 상대적인 약세로 돌아선 것. 중국 위안화도 7위안대로 올라섰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이달말~3월초에 진정된다면 달러/원 환율이 1200원대에 머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4~5월까지 계속된다면 1200원대 고공행진도 생각해야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가 언제 종료되는가에 따라 중국 경제의 정상화 속도를 가늠할 수 있고, 세계 경제의 침체 우려도 벗어날 수 있다"며 "2~3월이냐 4~5월이냐에 따라 환율 등 시나리오가 달라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적정한 달러/원 환율 수준이 1160~1170원대로 언제 되돌아오는가의 시기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2005년 이후 달러/원 환율은 크게 보면 1100~1250원 밴드 안에서 움직였다"면서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상황에서만 일시적으로 이를 벗어났으므로 코로나19로 인한 상승세도 1250원을 고점으로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도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가 수그러져야 안정될 거 같다"며 "금값도 같은 이유로 오르고 있기 때문에 1210원대 이상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지만 예측불허"라고 말했다. 그는 "네고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이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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