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동현기자= '코로나 발생 50일, 중국인들은 언론의 사망에 따른 무거운 대가를 치르고 있다.'
중국의 저명 저널리스트인 천지빙(陳季冰) 상하이상바오(上海商報)의 편집장이 지난 1월 27일 텐센트의 블로그 사이트인 '다자'(大家)에 내놓은 글의 제목이다.
천지빙 편집장은 이 글을 통해 '코로나의 첫번째 확진 사례가 지난해 12월 초에 확인됐지만 매체들은 그 후에도 대중들을 사실상 방치했다'고 매체 종사자 및 보도를 통제하는 당국을 강하게 성토했다.
천 편집장의 글은 곧바로 삭제됐지만, 일부 온라인 사이트에서 해당 글이 전파되면서 큰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사이버 검열 강화 기조와 맞물려 이 사이트는 운영이 정지된 상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텐센트의 오피니언 블로그인 '다자'(大家)는 지난 19일부터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텐센트의 블로그 서비스 '다자' |
2012년부터 운영되기 시작한 블로그 사이트인 '다자'(大家)는 중국 내 석학과 지식인 등 유명 인사들이 사회 이슈에 대해 논의하는 커뮤니티형 사이트로 널리 알려져 있다. 텐센트측은 사이트 운영 중지에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에 대한 정부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가 쏟아지자 비판의 통로로 활용된 소셜 미디어들은 '검열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당국의 온라인 통제 강화 조짐은 코로나에 따른 사망자가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사망자 수를 넘어선 2월 초부터 본격화됐다.
2월 초 온라인 관리감독기관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國家互聯網信息辦公室)은 부적절한 콘텐츠를 담은 플랫폼 및 공급업체에 대한 관리감독 전담 부서를 설치한다는 방안을 바이트댄스,텐센트, 신랑(新浪)등 주요 소셜미디어를 운영하는 있는 기업에 통보했다. 특히 포털사이트 바이두의 관계자는 이용자들의 허위 사실 배포 상황을 소홀히 관리했다는 사유로 소환되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영상 플랫폼 피피가오샤오(皮皮搞笑)는 '유해한 동영상 콘텐츠를 통해 코로나 사태에 대한 공포감을 조성했다'는 사유로 앱 스토어에서 삭제 조치를 당했다.
[사진=바이두] |
이에 대해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측은 '코로나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건전한 온라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국가인터넷판공실은 또 잘못된 정보를 담고 있거나 법률에 어긋난 보도를 하는 개인 이용자에 대한 규제 방안도 시사했다. 실제로 최근 위챗 사용자들은 갑작스러운 계정 정지 통보를 받는 등 최소 1일에서 영구 계정 통보를 받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로 인해 웨이보에선 '위챗 중지'라는 키워드가 실시간 인기 검색어 순위 상단에 오르기도 했다.
SNS 플랫폼인 더우반(豆瓣)도 장문의 글을 게재할수 있는 '일기'(日記)라고 불리는 기능을 2주간 중지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치는 더우반 사용자들이 '일기'를 통해 코로나 사태에 따른 우한의 생생한 피해 상황을 전달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dongxu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