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노민호 기자 = 북한 매체가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제92회 아카데미에서 4개 부문을 수상한 사실을 처음으로 보도했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21일 가십성 코너인 메아리에 올린 글을 통해 '기생충'과 장영주 감독의 영화 '5.18 힌츠페터 스토리'를 함께 소개했다.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2020.02.10 jjy333jjy@newspim.com |
매체는 "둘 다 남조선(남한) 사회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기생충'에 대해서는 "한줌의 대부자가 압도적 다수 민중을 지배하면서 잘 살고, 지배층은 대중을 개나 돼지로 여기는 현실을 예술적으로 날카롭게 도려낸 명작"이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미국, 백인중심의 영화계,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권위가 있다는 아카데미상에서 종합 1위로 선정됐다"며 "그리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빈부의 차와 계급적 모순을 고발한 점에서 특기할만하다"고 했다.
매체는 5.18 힌츠페터 스토리에 대해서는 "힌츠페터 기자를 태워 서울부터 광주까지 2번 안내해준 사람을 주인공으로 그린 것이 '택시운전사'였다면 이번엔 이 기자와의 인터뷰와 그가 촬영한 생생한 자료들을 토대로 편집한 것으로 자못 가치가 높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아울러 "봉준호 감독은 이명박·박근혜 시대에는 '블랙리스트'에 올라있던 인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한편 북한은 과거 선전매체를 동원해 '기생충'을 '사회주의가 자본주의 보다 우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소재로 활용한 바 있다.
북한의 대외선전매체 조선의 오늘은 지난해 6월18일 '한 편의 영화가 시사해주는 것은'이라는 논평에서 '기생충'을 언급하며 "사람들에게 자본주의 제도야말로 부익부 빈익빈의 악성종양을 안고 있는 썩고 병든 사회"라며 "앞날에 대한 희망도 미래도 없는 사회라는 것을 다시금 똑똑히 깨닫게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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