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국 정보기관 중 하나인 국가정보국(DNI)이 러시아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올해 대선에 개입하고 있다고 의회에 보고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크게 분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이 같은 분석 결과를 자신의 재선을 막기 위해 활용할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날인 2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NBC 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14일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에 러시아 대선 개입 의혹을 보고한 DNI의 조지프 맥과이어 국장 직무대행을 크게 질책했다고 보도했다. NBC 뉴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화를 참지 못하고 맥과이어 대행을 옆으로 밀치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지난 13일 DNI는 의회에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위해 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는 조사 내용을 의회에 보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자신의 탄핵을 주도한 애덤 시프(민주·캘리포니아) 하원 정보위원장이 브리핑 자리에 있었다는 사실을 불쾌하게 생각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브리핑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강경한 태도를 유지해 왔다며 DNI의 결론을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NYT에 따르면 일부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이번 브리핑이 전략상 실수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러시아가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돕는 것으로 보인다는 DNI의 조사 결과가 더 간접적으로 전달되거나 보고되지 않았다면 공화당 의원들의 분노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당시 브리핑을 주도한 셸비 피어슨은 맥과이어 직무대행의 보좌진으로 평소에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DNI의 브리핑 전에도 미국의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대선에 개입한다고 봤지만 이번 보고에는 러시아가 올해 민주당 경선과 대선에 모두 개입하려 한다는 정황이 추가됐다.
결국 분노한 트럼프 대통령은 차기 DNI 국장으로도 고려됐던 맥과이어 대행을 경질하고 주독일 미국 대사인 리처드 그리넬을 DNI 국장 직무대행에 임명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다른 인물을 DNI 국장직에 임명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NBC 뉴스에 "대통령의 최근 결정들은 정보기관 내에서 많은 실망으로 이어졌다"면서 "나는 앞으로 대응에 대해 알고 있지 않지만 많은 사람은 이 상황에서 감독 위원회의 역할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 전직 정보기관 관계자는 맥과이어 전 대행이 당초 내달 12일 DNI를 떠날 계획이었지만 이번 하원 브리핑으로 시기가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NBC 뉴스는 이번 사건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한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처벌할 수 있다는 의구심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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