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준희 기자 = "이번 선거 최대 이슈는 체감상 부동산이다."
수도권을 지역구로 둔 국회의원들의 속마음이다. 특히 서울 강남 3구와 양천구, 경기 성남을 중심으로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대책에 대한 바닥 민심이 심상치 않다.
4.15 총선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동산'이 최대 변수가 되리란 전망이 나온다.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 규제로 몰린 강남 3구의 '반격의 추억'이 가시지 않은 탓이다.
당시 '반(反) 열린우리당' 정서가 팽배하며 민주당은 2006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2007년 대선, 2008년 총선까지 대패했다. 압구정동, 대치동 등 일부 동 지역은 17대 대선에서 보수당 후보를 1·2위로 나란히 찍을 정도였다.
한 수도권 초선 의원은 "실거주자의 규제를 완화하자는 의견을 당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아쉬워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윤호중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 김병욱 의원, 김병관 의원이 지난달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 발표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ilroy023@newspim.com |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옥죄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수도권 험지 모임인 '험지쓰' 의원들이 떨고 있다. 험지쓰는 부동산 수요가 높아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에서 '살아남은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2018년 재보궐 선거 이후 4선 최재성(서울 송파을) 의원과 재선 전현희(서울 강남을) 의원 주도로 만들어졌다. '보수당 텃밭'으로 불리던 적진에서 살아 돌아온 초선 황희(서울 양천갑), 김병관(경기 성남 분당갑), 김병욱(경기 성남 분당을)도 포함됐다.
비례대표로 20대 국회에 입성해 서울 서초을에 출사표를 던진 박경미 의원도 험지쓰 멤버로 알려졌다.
최근 부동산이 크게 이슈가 되며 친목 모임이었던 험지쓰가 이례적으로 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1가구 1주택' 가구에 한해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모아 당에 전달했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마포갑의 노웅래 의원과 동작갑 김병기 의원, 송파병 남인순 의원도 함께 모여 머리를 맞댔다.
한 의원은 "지역을 돌다보면 아무래도 부동산 관련 민원을 많이 듣는다"며 "실거주자에 한해 보유세는 불로소득이 발생하는 매각 시점에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을 계속 당에 전달해왔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송파을(최재성) 쪽이 많이 기울었다는 얘기도 하더라"며 "부동산 문제 때문이라 뭐라도 보여 줘야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외무역법 관련 일본 수출규제 철회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leehs@newspim.com |
대표적인 수도권 험지는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다. 19대 국회에서는 미래통합당 전신인 새누리당이 7곳을 모두 차지했을 정도다.
20대 총선에서는 강남병 지역 추가로 늘어난 8개 지역 중 민주당이 3곳을 석권했다. 전현희 의원이 강남을에서 야당 후보로는 24년 만에 당선됐다. 송파병에서는 남인순 의원이 김을동 전 새누리당 의원을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송파을에서는 최명길 전 의원이 민주당 간판으로 당선됐다. 이후 최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최재성 의원이 수성했다.
목동을 품고 있는 양천갑도 민주당에는 대표적인 험지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당선된 황희 의원은 28년 만에 민주당 깃발을 꽂았다.
'경기도의 강남'이라 불리는 성남 분당구도 보수세가 강하다. 보수당 국회의원이 연달아 당선됐던 분당 갑·을 지역에서는 지난 20대 총선에서 김병관·김병욱 의원이 당선되며 파란을 일으켰다.
zuni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