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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D-50] 마스크 쓴 4·15 총선…당도, 후보도 숨이 막힌다

기사등록 : 2020-02-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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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수 대신 1인 시위…달라진 선거운동 풍경
선거운동 축소에 신인들 "얼굴 못 알려 답답"
공천 작업도 더뎌…통합당, TK지역 면접 연기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선거 풍경까지 바꿔놨다. 감염세가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50일 남은 총선 시계도 늦어지고 있는 것.

각 지역마다 활발한 선거 운동을 보기 어려워데다, 당의 공천 작업까지 다소 늦어지면서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총선 D-50…활발해야 할 선거운동이 사라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4일부터 일주일간 대면 선거운동을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당 차원의 결정이어서 전국적으로 대면 선거 운동이 중지되는 셈이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 위기경보를 '심각'으로 격상한데다, 앞으로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가 최대 고비라고 짚은만큼 여당이 앞장서 감염 확산 방지에 나서는 차원이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오른쪽)가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0.02.25 kilroy023@newspim.com

미래통합당은 선거 운동을 전면 중단하지는 않았지만 감염세가 심각한 지역은 예비후보들이 자발적으로 선거 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선거 풍경도 완전히 달라졌다. 거리에서,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 인사하며 명함을 나눠주고 악수하던 모습이 사라졌다.

대신 접촉을 최소화 하는 차원에서 마스크를 쓰고 큰 팻말을 든 채 고개를 숙이는 인사 풍경이 생겼다. 악수 등의 신체 접촉은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SNS나 유튜브를 통한 선거 운동이 활발해진 것도 특징이다.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도 지난 주말부터 대면 선거운동을 중단한 채 '이낙연TV'를 통해 선거 운동에 나서고 있다.

최근에는 '방역 선거운동'도 생겼다. 대면 선거운동을 중단하는 대신 예비후보들이 직접 방역 봉사에 나서고 있는 것.

달라진 선거 풍경에 울상을 짓는 이들도 있다. 정치 신인이나 다소 늦게 선거에 뛰어든 예비후보들이다. 하루라도 아껴 선거 운동을 하고 인지도를 높여야 하는데 그럴 수가 없으니 고충이 많다.

이번 총선에서 처음으로 선거에 도전하는 한 예비후보는 "정치 신인들은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서 인사하는 것인데 요즘에는 코로나19로 주민센터나 교회 등이 모두 문을 닫고 있다"면서 "게다가 마스크까지 써야 하니 얼굴을 알릴 수가 없어 유독 이번 선거가 어렵게 느껴진다"고 토로했다.

오는 21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구에 출마하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가 지난 24일 종로구 사직동 일대에서 마스크를 쓴 채 출근 인사를 하고 있다. 2020.02.25 [사진=황교안 캠프 제공]

◆공천 작업도 더뎌진다…미래통합당, 3월 초까지 공천 면접 진행

공천 작업 속도도 더디다. 공천 신청자들에 대한 면접을 진행 중인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는 당초 이달 말까지 면접을 마무리 하고 3월 초부터는 공천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면접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통합당 공관위는 경기와 강원 일부 지역 공천 신청자들의 면접을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4일 오후 6시부터 25일까지 국회가 전면 폐쇄되면서 이들에 대한 면접도 마무리되지 못한 채 연기됐다.

아직 면접을 보지 못한 대구·경북(TK)지역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지역 내 확산세가 워낙 엄중해 면접 일정을 오는 3월 2일로 미뤘다. 면접 방식도 대면이 아닌 화상 회의 방식으로 바꿔 진행할 예정이다.

면접 일정 자체가 미뤄지면서 공천 작업 역시 당초 예상보다 속도가 느려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로나19'에 완전히 묻힌 총선 이슈…고심하는 정계

이처럼 코로나19 사태에 50일 앞으로 다가온 총선 이슈가 완전히 묻혀버리자 정계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일단 여당은 선거를 앞두고 악재가 터진 것만으로도 고심이 깊다. 앞으로 선거까지 정부의 대응 정책 성공 여부에 따라 여당에 대한 평가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도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보수 통합을 이룬 뒤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실으며 전면적인 선거전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국가적인 재난 상황에서 지나친 정권 심판론은 자칫 '발목잡기'처럼 보여 민심 이탈이 가속화 될 수 있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2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1차 최고위원회의에 참석 하고 있다. 2020.02.24 leehs@newspim.com

 

신당을 창당한 곳들도 고민이다. 안철수 전 의원이 이끄는 국민의당,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이 합쳐 만든 민생당 등은 창당 사실 조차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워낙 심각하고, 모든 이슈가 그쪽으로 몰리다 보니 정치 이슈는 완전히 뒷전이 됐다"면서 "이 상황이 길어지게 되면 여당에 불리할뿐만 아니라, 야당 역시 선거 분위기가 뜨지 못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총선 일정을 연기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 공직선거법 196조 1항에는 '천재·지변 기타 부득이한 사유로 인하여 선거를 실시할 수 없거나 실시하지 못한 때에는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선거에 있어서는 대통령이 이를 연기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이야기다. 총선을 미루는 것 자체가 정치 구도상 유불리가 발생할 수 있는 문제여서 정치권이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각 정당에서도 총선 연기론에는 선을 긋고 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입법부 부재 상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지금까지 총선을 연기한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총선은 그대로 치를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 

jh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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