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충남 아산을 출신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 별명은 '초선 호랑이'다. 한 방송 작가가 지어줬다고 한다. 여러 방송 토론 프로그램에서 공격을 받았지만 절대 밀리지 않는 모습에 '호랑이'를 별명으로 붙였다.
그런 호랑이도 인간적인 모습을 보일 때가 있었다. 지난해 강 의원은 도로교통법 개정안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일명 '민식이법'을 대표발의했다.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 과속단속 카메라와 신호등을 설치,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자는 취지다. 9살 김민식 군이 충남 아산의 한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에서 차량에 치어 사망한 것이 계기다.
당시 여야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을 놓고 '대전'을 벌이고 있었다. 민식이법은 비쟁점 법안이었지만 본회의가 열릴 기미가 보이질 않았다.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안과 공수처 설치법안 상정을 막자고 190개 법안에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신청하자 끝내 고개를 떨궜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27 kilroy023@newspim.com |
◆"민식이법 추진...내 삶의 힘이 되는 정치를 꿈꾸게 됐다"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난 강훈식 의원은 민식이법에 대해 "앞으로 어떤 정치를 해야 할지 되새기게 한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가 꿈꾸는 정치는 "내 삶의 힘이 되는 정치"다. 강 의원은 "산업화를 이룬 세대가 50년대생이고 민주화를 이룬 세대가 60년대생"이라며 "그동안 선배 정치인들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룩했다면 새로운 세대는 '내 삶의 힘이 되는 정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삶의 힘이 되는 정치'란 곧 국민 개개인의 '일상'과 연결된다. 민식이법 발의도 시작은 '어린이 교통사고'라는 '일상 문제'였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라면 어린이 안전문제는 누구나 갖는 고민이다. 강 의원은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매달 1명이 죽는데 우리는 여기서 무엇을 이야기 하는가"라고 따져 물어가며 입법을 이뤄냈다.
70년대생 강 의원의 다음 목표는 또 다른 일상, 민생이다. 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경제 생태계를 완성해보고 싶다"며 "민생 경제를 더 공부해 경제를 어떻게 살릴지 고민하는 재선 의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우리 세대는 먹고사는 문제부터 부모님 부양, 자녀 교육, 노후 대비까지 삶의 고민이 많은 세대"라며 "부모님과 자식 세대에서 고민이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치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21대 총선에서 당선된다면 '미드필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대로는 40·50대 정치인으로서 부모님세대와 자식세대를 연결하는 정치인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는 수도권과 지역을 잇는 역할이다. 당내에서는 새로 원내에 진입할 초선 의원들과 3선 이상 중진 의원들을 이어주는 '허리'다.
강 의원은 "축구 경기에서 이기려면 미드필더가 강해야 한다"며 "그동안 훈련 받은 경험으로 미드필더 역할을 해내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어린이교통안전 강화법 관련 피해자들이 지난해 11월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음이법, 민식이법, 태호·유찬이법, 하준이법, 해인이법에 대한 본회의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2019.11.29 kilroy023@newspim.com |
◆ 주요 당직 맡으며 훈련 받은 '초선 호랑이'…총선 앞두고 여당 수석대변인 중책
대선 캠프 대변인, 여당 민주당의 첫 원내대변인, 전략기획위원장, 총선기획단 대변인까지. 초선인 강 의원이 20대 국회의원을 지내며 맡은 주요 당직들이다.
강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 직후 구성된 우원식 원내지도부에서 원내대변인을 맡았다. 당시에도 여야 갈등은 그야말로 극한이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없던 터라 문재인 정부 초대 내각은 195일이 걸려서야 완성됐다. 강 의원은 당시 여당 원내대변인으로서 야당 공세에 대한 수비수 역할을 했다.
원내대변인을 마친 후에는 이해찬 대표 체제하에서 전략기획위원장에 임명됐다. 전략기획위원장은 각종 여론조사로 민심을 읽고 선거 계획부터 각 사안에 대한 당론 등을 총괄하는 역할이다. 또 이번 총선을 앞두고서는 총선기획단 대변인으로 임명되기도 했다.
그리고 지난 26일 민주당 수석대변인에 내정됐다. 강 의원은 28일 최고위원회의 의결을 거치면 수석대변인으로서 정식 활동하게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확산국면을 보이는 가운데 총선은 48일이 남았다. 민주당의 '공식 스피커' 중책인 수석대변인을 맡기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강 의원은 "엄중한 시기라 피하고 싶었던 마음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수석대변인 내정에 대해 조심스레 말했다. 그러면서 강 의원은 "당 요청에 응하는 것은 정당인의 당연한 책무인 만큼 무거운 책임감과 겸손한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1대 총선을 두고서는 "정말 일하는 사람을 뽑는 선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18대·19대·20대 국회 매번 최악이라는 비판을 들어왔다"며 "21대 국회는 일하는 정치인, 대안을 내놓는 정치인들이 뽑혀 국회 자체가 더 신뢰를 받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훈식에게 아산은 무엇인가"를 묻자 강 의원은 쉽게 답하지 못했다. 잠시 고민하던 강 의원은 "가장 힘이 되면서도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는 '가족'"이라며 "아산이 아프면 저도 아프고 아산이 즐거우면 저도 즐겁다, 가족처럼"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핌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0.02.27 kilroy023@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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