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일요일에 이 일대가 이렇게 조용한 건 처음 보네요."
코로나19 공포가 주말 교회 앞 풍경을 바꿔놨다. 감염 우려로 대형 교회가 연이어 주말 예배를 중단하면서다. 예배당 문이 닫히면서 인근 상점들도 직격탄을 맞았다.
1일 오전 9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은 예배가 있는 주말인데도 고요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여의도 순복음교회의 주말 예배가 이날부터 오는 8일까지 2주간 모두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곳은 등록 신자 수만 56만명이 넘는 대형 교회 중 하나다. 평소였다면 예배를 보러 가는 신자와 차들로 붐볐을 시간이지만,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예배당이 있는 대성전 등 교회 시설물은 모두 잠겨 있었다. 간혹 노숙자만 눈에 띌 뿐이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앞에서 만난 교회 관계자는 "코로나19 때문에 다음주까지 온라인 예배로 대체됐고 주일 예배 교구버스 운행도 중지됐다"며 "2주간 교회 건물 안엔 아무도 못 들어간다"고 말했다.
인근에 위치한 건물 관계자는 "일요일에는 정말 이 일대가 꽉 찬다"며 "이렇게 조용한 적은 처음"이라고 했다.
[서울=뉴스핌] 김경민 기자 = 대형 교회 중 하나인 여의도 순복음교회가 1일부터 8일까지 2주 동안 주말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예배당이 있는 대성전 문이 잠겨있다. 2020.03.01 kmkim@newspim.com |
코로나19 공포로 예배당을 찾는 신자 자체가 줄자 인근 상권까지 위기를 맞았다. 일부 상점은 아예 문을 열지 않았고 문을 연 카페나 식당엔 손님을 아예 찾을 수 없었다.
교회 부근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는 "일요일 장사가 매출의 70%를 차지했다"며 "혹시나 해서 문을 열었는데 1000원짜리 마스크 한 장 팔고 공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평소엔 첫 예배 시작 전인 오전 5시 30분부터 상가에 사람들이 몰려 온다"며 "원래 이 시간이면 다른 식당들도 준비하느라 바쁠 시간인데 문을 닫지 않았냐"고 반문했다.
여의도 순복음교회 인근에 위치한 편의점 관계자 또한 "코로나19 공포로 일반 손님도 준데다 교회까지 문을 닫아 손님이 정말 한 명도 없다"며 "지난 주부터 사람이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곳 외에도 주요 교회가 잇따라 주말 예배를 중단하고 있다.
서울 중구 영락교회, 강남구 소망교회·충현교회·광림교회, 용산구 온누리교회도 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이날부터 주말 예배를 중단하고 온라인 생중계 등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기독교계 뿐만 아니라 불교계·천주교계도 코로나19 우려에 법회와 미사를 중단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 24일 전국 사찰에 대해 한 달간 모든 법회 중지를 결정했다. 원불교도 28일 3월 8일까지 교단 내 전 교당과 기관의 법회를 중단하고 훈련이나 행사는 연기하거나 취소한다고 밝혔다.
한국 천주교 16개교구도 26일 미사를 전면 중단했다. 23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서울 용산구와 서초구에 있는 온누리교회도 온라인 예배를 진행하기로 했다. [사진=온누리교회 홈페이지 캡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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