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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칼 주가 고공행진에 KCGI '방긋'...경영권 승기는 '글쎄'

기사등록 : 2020-03-02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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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한진칼 6만7300원 마감, 한달새 2만원 이상 급등
KCGI, 수익률 극대화 이뤄..가처분 신청·델타항공 연일 공세

[서울=뉴스핌] 장봄이 기자= 한진칼 주가가 지난 한 주 동안 30%대 급등세를 보이며 7만원선을 돌파했다. 한진그룹의 경영권 분쟁에 불이 붙으면서 지주 회사격인 한진칼의 주가는 고공행진하고 있다. 주주들에게도 긍정 요인이지만, 최종 승자는 수익률을 노리는 KCGI(강성부펀드)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 따르면 한진칼은 전 거래일보다 100원(0.15%)상승한 6만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종가는 6만7200원이었다. 지난달 3일 한진칼은 4만400원을 기록한 이후, 한 달 만에 2만6800원(66%정도)이 올랐다.

반도건설, 델타항공, KCGI 등 각 주체들이 한진칼 주식을 경쟁적으로 사들이면서 주가 급등세를 이끌고 있다. KCGI·조현아 전 부사장 측과 주주연합을 맺은 반도건설이 지난달 20일 5.02%(약 297만주)를 추가 매입했고, 지난 24일에는 조원태 회장 측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1.79%(약 106만주)를 추가로 사들였다.

한진칼 최근 3개월 주가 변동추이 [자료=네이버 금융화면] 2020.03.02 bom224@newspim.com

지난해 말 한진칼 주주명부 폐쇄 이후에 양측이 매입한 추가 지분은 이번 주총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하지만 이후 임시 주총이나 내년 정기 주총까지 염두해 두고 지분을 경쟁적으로 매입하고 있다. 또 추가 지분매입이 소액 주주들에게 미치는 영향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주가 급등으로 KCGI는 수익률 극대화라는 목표를 이뤘다. 강성부 KCGI 대표가 '단기 엑시트(투자회수)'는 없다고 공식적으로 선을 그었지만, 조현아 전 부사장 등과 손을 잡으면서 결국 높은 주가 수익률을 얻어냈다는 평가다.

하지만 한진칼 경영권 분쟁에서 주주연합이 승기를 잡을 지는 미지수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양 측의 지분 차이가 크지 않아 끝까지 어느 한쪽의 우세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KB증권은 우리사주조합(1.56%)이나 사우회 등이 조 회장을 지지할 것으로 예측할 경우, 조원태 대표이사 연임안에 대한 가상 주총 결과는 출석률 81.74%, 참석 주주 중 찬성 49.88%, 반대 50.12%로 추정했다. 차이는 불과 0.24%p로 결과를 단정하기 힘든 상황으로 분석했다.

KCGI는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진칼을 상대로 공개 제안한 이사 후보선임 등을 의안으로 올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의안상정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이들은 "가처분 신청은 당연하고도 정당한 주주권 행사의 일환"이라며 "현 경영진이 주주들의 주주권 행사에 대해 적대적이고 부정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데서 벗어나 지금보다 건설적인 협의와 정책 대결의 장으로 들어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주총에서 요구사항들을 의안으로 상정하고 주총 2주 전까지 주주들에게 통지하라는 요구다. 사내이사 4명과 사외이사 3명 등 7명의 이사후보 추천, 전자투표 도입, 이사 선임시 개별투표 방식을 채택하도록 명시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또 KCGI 포함 주주연합은 델타항공 공세에도 나섰다. 최근 델타항공의 추가 지분 매입에 의혹을 제기하며, 압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주주연합은 "추천 전문경영인들이 경영을 맡게 되면 기존 파트너들(델타항공 등)과 협력 관계가 더욱 강화되는 방향으로 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 "델타항공이 스스로 이익과 평판을 지키고, 한진그룹 앞날을 위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으로 믿는다"고 압박했다.

지분매입 의도에 대해서도 "투자가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벤처(JV)에 따른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면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대한항공을 상대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지주회사인 한진칼의 지분을 취득하는 진정한 의도에 대해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투업계는 일단 양 측의 지분 다툼이 주주들에게 이로울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의 지분 경쟁이 어느 한쪽에서 과반을 차지할 때까지 진행될 수 있으며, 동시에 소액주주 설득 정책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KCGI가 조현아 전 부사장 측과 연합하며 부정적 시선이 적지 않았는데 결국 수익률 극대화라는 소기의 목적을 이루게 된 셈"이라며 "한진칼 주총의 결과를 떠나서 KCGI가 최종 승자가 아니냐"고 전했다.

[자료=KB증권]

 

bom224@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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