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뉴스핌]김나래 특파원=세계 첨단산업과 스타트업의 중심지인 미국의 실리콘밸리도 코로나19의 영향권에 진입했다. 주요 IT 기업들이 중국과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출장을 금지하는가 하면, 글로벌 IT행사도 취소하거나 연기되고 있다.
2일 뉴욕타임즈에 따르면 아마존은 긴급하고 예외적인 경우가 아니면 적어도 4월 말까지 국내 출장도 자제를 당부하며 연기했다. 구글도 지난 28일 직원들에게 이메일 통해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위험이 높아져 2일부터 한국·일본· 이탈리아 등에 대한 출장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이미 중국 출장에 대해 금지 조치를 취한 바 있다.
애플도 중국뿐 아니라 한국에 대한 출장을 금지했다. 또 GPU(그래픽처리장치)의 강자인 엔디비아(NVIDIA)도 지난주 한국 출장을 이미 금지했다. 특히, 한국 사무소를 잠정 폐쇄하면서 전 직원이 재택근무에 들어간 상황이다.
[서울=뉴스핌] 김사헌 기자 = 이 전송 전자현미경 사진은 미국 환자로부터 분리해 연구실에서 배양한 코로나19(COVID-19) 감염증을 일으키는 바이러스인 사스-CoV-2(SARS-Cov-2)가 세포 표면 위로 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바이러스 입자의 바같 가장자리에 돌출한 돌기들은 '왕관과 같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이름을 부여한다. [사진=NIAID-RML] 2020.02.24 herra79@newspim.com |
다만, 일부 기업들의 경우 한국 출장 금지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엄격한 통제를 하고 있다. 오라클은 한국에 대한 출장 금지 조치는 취하지 않았지만 한국 출장시 고위급 임원에게 허락을 받도록 했다. 스탠포드 대학교도 지난 26일 이메일 통해 한국 등 아시아 국가를 여행과 비지니스를 목적으로 방문해야 할 경우 학교 측에 허락을 받아야 갈 수 있도록 했다.
굵직한 글로벌 IT 행사도 취소되거나 연기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규모 IT 행사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MWC 행사는 일찍이 취소된 바 있다. 지난 2월 25일부터 29일까지 열린 미국 최대의 보안 행사인 RSA 콘퍼런스 2020은 코로나19 사태로 반쪽짜리 행사가 됐다. 14개 이상의 기업들이 행사에 불참했고, 행사 둘째 날에 샌프란시스코시가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행사 진행이 어려워졌다.
또 세계 최대의 개발개발자 행사인 GDC 2020은 오는 3월 16일부터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올여름으로 행사를 연기하기로 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소니, EA 등 주요 기업들이 불참 의사를 밝히자 불가피하게 연기를 선택했다.
이뿐 아니라 3월 13일로 예정된 글로벌 종합 콘텐츠 행사인 사우스 바이 사우스웨스트(SXSW) 개최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리는 SXSW 행사는 매년 7~8만 명이 방문하는 글로벌 컨텐츠 축제다.
이처럼 상반기 주요 IT행사가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한 미국 IT 산업이 자칫 위축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국내 IT산업도 함께 위축될 수 있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공포는 지난 2월 29일 미국 워싱턴 주에서 두 명의 남성 사망자가 발생했다. 확진자수도 현지 시각 2일 오전 현재 89명으로 증가했다. 미국내 지역 사회 감염이 의심되면서 확진자 수 역시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뉴스핌 Newspim] 김나래 기자 (ticktock0326@newspim.com)